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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印尼서 1위 목표? 현실은...'국내용' 전락 우려 카카오 다시보기④수백억 대 광고비만 날려…경쟁업체 대비 자본력 한계 절감

민경문 기자공개 2014-04-11 09:4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09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마트폰 보급이 급격히 확대되고 있는 인도네시아에서 연내 1위 모바일 메신저에 등극하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이석우 카카오 대표. 바르셀로나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메시징 앱(messaging app) 시장의 '블루오션'으로 꼽히는 인도네시아에서 카카오가 시장에 알려진 것과 달리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측의 자신감이나 대대적인 홍보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리 밝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으며 지난해 4월 다운로드 랭킹 기준으로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1년 만에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경쟁업체 대비 취약한 자본력을 감안하면 예전 순위를 다시 회복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까지 확보한 가입자 수를 바탕으로 간신히 수익은 내고 있지만 와츠앱(What's App), 라인(LINE), 위챗(WeChat) 등 상위권 회사들이 본격적으로 유료화 서비스를 진행할 경우 경쟁에서 뒤쳐지는 건 시간문제라는 지적이다.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해외 진출에 '올인' 중인 카카오지만 결국 국내용으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메시징 앱 업계 최대 격전지는 '인도네시아'

전세계 메시징 앱 업계는 페이스북의 와츠앱, 네이버의 라인, 중국 텐센트(tencent)의 위챗 등 세 곳이 파이를 나눠먹고 있는 구조다. 와츠앱이 유럽과 남미, 라인이 일본과 동남아, 위챗은 중국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카카오가 1억 3000만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매출 대부분을 국내 유저(약 4000만 명)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들 업체들이 추가 가입자 확보에 혈안이 된 가운데 마지막 격전지로 꼽히고 있는 곳은 인도네시아다. 2억 5000만 명의 인구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은 숫자를 자랑하지만 스마트폰 보급률이 23%(2013년 9월 기준)에 그치고 있다. 스마트폰 가입 대수는 2010년 600만 대에서 2012년 1900만 대로 매년 5% 이상 급성장 중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수년간 인도네시아의 스마트폰 수요 증가가 연평균 50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시징 앱 업체 입장에서는 현지 유저들의 소비 능력 한계로 본격적인 수익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 다만 향후 '네트워크 효과' 구축을 위한 가입자 수 늘리기 경쟁이 더욱 치열하게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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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앱 조사기관인 앱애니(App Annie)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블랙베리의 BBM이 1위(4월 구글플레이의 커뮤니케이션 앱 다운로드 기준)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블랙베리 유저 간에 최적화됐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안드로이드폰의 점유율이 블랙베리를 넘어서면서 조만간 와츠앱이나 라인 등에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안드로이드폰에 기반한 메시징 앱 경쟁에서 수위를 차지하느냐가 최후 승자를 가르는 관건이 될 전망이다.

올해 초 페이스북에 인수된 와츠앱이 2위를 달리고 있으며 기존 가입자가 중심이 된 페이스북 메신저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양사의 시너지가 적지 않은 경쟁력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4~6위는 각각 라인, 위챗, 트위터다. 일본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영역 확장에 주력 중인 라인의 경우 최근 전세계 가입자 수가 4억 명을 넘었다.

◇가입자 확보 더딘 카카오, 현지 수익성 하락도 '시간문제'

카카오는 어떨까. 2012년 초만 해도 20위권에 그친 카카오는 그 해 8월부터 현지화 전략에 집중하며 순위를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2013년 4월 1위를 기록했을 때가 정점이었다. 시장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TV로 앱을 광고하는 회사가 없었는데 카카오가 이를 도입해 상당한 효과를 본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터 순위가 계속 떨어지면서 1년이 지난 4월 현재 7위를 기록하고 있다. 뒤쳐졌던 왓츠앱, 라인, 위챗 등이 모두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카카오를 앞지른 것이다. 각각 페이스북, 네이버, 텐센트라는 든든한 모회사가 지원군이 됐지만 독자적으로 활동할 수밖에 없는 카카오는 자본력의 한계를 절감해야 했다.

카카오의 이석우 대표는 최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인도네시아에서 BBM에 이어 2위로 뛰어올랐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 상위권을 유지했던 기간은 수개월에 불과했고, 현재는 경쟁업체에 밀려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텐센트의 경우 2012년 카카오 지분에 720억 원을 투자한 이후 카카오의 영업 전략을 고스란히 흡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중국 시장이 주력이었던 자회사 위챗이 인도네시아에서 이 정도로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도 결국 카카오 덕분이었다. 카카오로서는 텐센트를 주요 주주로 받아들인 의사 결정이 오히려 역효과로 작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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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의 경우 인구가 많은 만큼 소요되는 마케팅 비용도 적지 않다"며 "카카오 역시 지난해 100억 원이 넘는 광고비를 집행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카오의 광고선전비가 589억 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가량을 인도네시아 한 곳에만 퍼부은 셈이다.

또다른 시장 관계자는 "카카오가 이번 상장을 추진하는 것도 결국 해외 시장에서의 투자금 마련 차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의 일일 수익성이 라인과 와츠앱에 이어 3위라는 점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 이면을 살펴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지적이다. 카카오가 그동안 인도네시아 확보한 1500만 명의 가입자를 바탕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가입자 수 증가폭이 떨어지는 만큼 조만간 한계에 부닥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와츠앱이나 위챗, 라인 등은 현지 가입자를 최대한 끌어들인 이후에 유료화 전략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의 수익성은 크게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있다는 것. 결국 이들이 향후 확보한 가입자 수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수익을 내는 데 주력한다면 카카오가 뒤쳐지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설명이다.

시장 관계자는 "SNS업계야말로 '1등이 모든 것을 가져간다'는 공식에 제일 부합하는 분야"라며 "1등을 따라잡기 위해 2~3등이 무리하게 출혈 경쟁을 벌이다가 고사되는 건 한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카카오가 인도네시아에서 연내 1위에 오르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일본에서 매년 100억 씩 적자…중국·싱가폴 진출도 사실상 실패

카카오는 인도네시아에 앞서 진출한 일본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라인의 아성에 밀려 카카오 재팬이 2년 연속 100억 원대의 손실을 낸 것이다. 지난해 국내 순이익이 600억 원대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돈을 일본에서 까먹은 셈이다. 지난해 각각 3억 원을 들여 설립한 베이징 카카오와 카카오 싱가폴 역시 1억 원씩의 적자를 냈다.

SNS업체 관계자는 "카카오 정도의 회사에서 해외 법인을 설립한다는 것은 상당한 투자 집행을 전제할 수밖에 없다"며 "지금으로선 중국의 경우 위챗에 눌리고 싱가폴 사업은 라인에 밀려 적극적인 투자 활동 자체를 시도해보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의 해외시장 진출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태임을 보여주는 지표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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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앱애니(App Ann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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