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코카캐리어스, 현대차 물량 감소 수익성에는 '약' '헐값'내던 현대차·기아차 대신 신규 고객 늘어나 영업이익률 상승
권일운 기자공개 2014-04-21 11:18: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17일 15: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운반선(PCC) 전문 해운사 유코카캐리어스의 매출액이 전년 대비 3000억 원 가까이 감소했다. 가장 큰 고객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물량이 감소한 탓이다.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차 물량 감소는 오히려 유코카캐리어스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코카캐리어스는 지난해 전년대비 9.6% 줄어든 2조 5982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이후 유코카캐리어스의 매출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코카캐리어스의 매출 감소의 결정적 원인으로는 국내 최대이자 세계 5위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의 수출 물량이 줄어들었다는 점이 꼽힌다. 유코카캐리어스는 2012년 현대차 5476억 원, 기아차 4379억 원 어치의 수출 물량을 수주했지만 지난해에는 각각 4558억 원과 4162억 원으로 감소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코카캐리어스의 지분 20%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당초 범 현대가 소속 해운사인 현대상선이 현대차그룹의 수출 물량을 소화했지만, 2002년 현대차와 기아차가 출자한 유코카캐리어스가 출범함과 동시에 계약을 이어받았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유코카캐리어스에 매년 일정 수준의 일감을 보장해 왔다. 이 덕분에 유코카캐리어스는 오는 2015년까지 현대차와 기아차의 해상 수출 물량의 최소 60%를 확보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면서 유코카캐리어스의 실적 역시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직접 설립한 물류회사인 현대글로비스가 PCC 사업에 진출하면서 상황은 급반전했다. 유코카캐리어스는 그간 사실상 PCC시장을 독점해 왔지만, 현대글로비스라는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현대기아차물량의 최대 40%를 현대글로비스에 빼앗길 처지가 됐다.
이는 2011년을 기점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와의 거래 규모가 점차 줄어들었다는 점으로 입증된다. 유코카캐리어스의 현대기아차 매출거래 규모는 2011년 9983억 원에 달했지만, 이듬해에는 9855억 원, 2013년에는 8720억 원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출 물량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점유율을 잠식당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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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현대글로비스에 현대차와 기아차 일감을 잠식당한 유코카캐리어스가 고사 위기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유코카캐리어스의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년보다 500억 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률은 7% 대에서 10.1%로 높아졌다.
이같은 현상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유코카캐리어스에 지급하는 운임이 다른 완성차 제조사들에 비해 낮다는 데서 기인한다. 유코카캐리어스의 PCC는 통상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출 물량을 운반한 뒤 도착지에서 현지 완성차 업체의 수출 차량을 국내나 제 3국으로 운반하는데, 이 운임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운임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업계 관계자는 "유코카캐리어스는 현대차와 기아차의 수출 물량이 한국발 자동차 물류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데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자사 지분 20%를 보유한 탓에 싼 운임을 제시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물량이 줄어들긴 했지만 고객선을 다변화하면서 오히려 수익성은 좋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최근 수출을 늘리고 있는 중국 완성차 업체들이 오랜 기간 PCC 운용 노하우를 축적한 유코카캐리어스에 후한 조건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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