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표 'Kloud', 아사히 조언에 '노선 수정' 초기 이미지 양측 회동 후 수정...'정통성'에 제품특성 전면 부각
신수아 기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4-04-28 08:26:15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5일 15: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회장의 야심작인 롯데 '클라우드' 맥주가 출시 직전에 일본 아사히의 조언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련된 이미지를 앞세워 일본 시장 부동의 1위 기린이치방(Kirin Ichiban)을 뛰어넘은 아사히의 성공 스토리를 십분 차용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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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당초 맥주의 본고장인 유럽의 정통 맥주와 맥을 같이 한다는 점을 전면에 부각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수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 패키지부터 마케팅 전략까지 맥주 본고장의 이미지를 녹이는 데 충실했다. 기존의 국산 맥주를 뛰어넘는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자체가 '정통'이라는 점을 내세우려 했다.
하지만 롯데가 내부적으로 수립한 이 같은 전략은 신 회장과 아사히 주류 인사들과의 회동 직후 상당 부분 수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후발 주자였던 아사히 맥주가 기린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비결이 제품 속성과 셀링 포인트를 짚어낸 '이미지 메이킹'이라고 판단, 아사히의 마케팅 전략을 벤치마킹할 것을 주문했다.
롯데그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제품 출시 준비를 마친 지난 1월 무렵 신 회장이 아사히주류 관계자들과 충주 공장을 방문했다"며 "신 회장은 이 자리를 통해 아사히가 기린의 아성을 뛰어넘을 수 있었던 스토리를 전해 듣고 클라우드만의 특징과 셀링 포인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판매전략과 디자인을 수립하라 지시했다"고 전했다. 클라우드가 갖고 있는 특징을 강조할 수 있는 디자인과 메시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유럽식 정통 맥주를 표방한 기린맥주의 '기린이치방'은 일본 맥주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구가했다. 하지만 80년대까지 만년 3위에 머물던 아사히 맥주의 마케팅 공세에 1위 자리를 내주는 '굴욕'을 맛봤다. 아사히가 '타도 기린'을 위해 수립한 마케팅 전략은 아직까지도 주류 업계에 회자된다.
아사히는 90년대 햄버거 등 서양 음식과 육류를 선호하는 일본 신세대들의 입맛을 공략하는 '수퍼드라이'를 출시했다. 이와 동시에 유럽 맥주를 표방하는 브랜드들이 고수한 금빛 대신, 차갑지만 세련된 느낌을 주는 은빛과 무채색 이미지를 부여했다. 아사히가 내세운 이른바 '세련된 이미지'에 일본 젊은이들은 열광했다.
롯데의 클라우드 맥주도 기본적으로는 유럽식 정통 맥주를 표방한다. 제품 설명에 항상 '엄선된 유럽 호프와 효모를 사용해 만든 정통 독일식 프리미엄 라거맥주'라는 표현이 뒤따른다. 여기에 물을 섞지 않은 '오리지널 그래비티' 방식의 제조 공법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제품의 특성을 십분 강조한 부분이다.
또한 '정통'에만 머물지 않는다. 최근 방영되고 있는 클라우드광고를 살펴보면 미국이나 유럽 맥주 광고가 내세우는 '즐거움'이나 '풍요로움'의 이미지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배우 차승원이 모델로 등장한 아사히 맥주의 국내판 광고와 흡사하다는 의견이 많다. 제품의 특징을 세련된 이미지로 풀어내는 대목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후발 주자 입장에서 아무리 좋은 제품을 출시하더라도 마케팅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도 깨달았을 것"이라며 "두 사람 입장에서는 '맥주 과외교사' 역할을 한 아사히의 조언을 허투루 넘기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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