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크라제버거 인수 속내는? 주력 사업 한계 보강...'오너 2세 경영' 시험대
신수아 기자공개 2014-04-30 08:45:00
이 기사는 2014년 04월 28일 10: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라면 시장에서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삼양식품이 외식사업 확장에 나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10년 호면당을 인수한데 이어 최근 '크라제버거'를 사살상 인수키로 결정했다. 라면과 스낵에 국한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오너 2세 경영 기반을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이다.그러나 신사업에도 불구하고 매출은 제자리 걸음을 걷는데다, 최근 주력사업의 경쟁력도 크게 악화됐다는 지적이다.
크라제버거의 인수는 2010년 경영 전면에서 나선 전인장 회장의 행보와 무관치 않다. 전 회장은 창업주 전중윤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취임 이후 라면과 스낵에 국한됐던 사업 포트폴리오를 적극적으로 확장해왔다.
실제로 전 회장 경영 이후 삼양식품은 면요리 전문업체 호면당과 제주우유를 인수하고, 시리얼 제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제조에 특화된 경쟁력을 앞세워 '종합식품회사'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으로 해석됐다. 특히 '호면당'을 통해 외식 사업에 발을 디딘 만큼 외식업은 식품 제조업에 이은 두 번째 성장 키워드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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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적극적인 신사업 추진에도 불구하고 실적은 인상적이지 않다. 창업주 전중윤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 있던 2009년 매출액은 3005억 원이었다. 그러나 전 회장이 취임한 2010년 연결기준 매출은 2726억 원으로 10%가량 감소했다. 이후 호면당과 신제품 출시 효과가 일부 반영되며 2012년 연결기준 매출은 2988억 원, 2012년 3258억 원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으나, 지난해 다시 7%가량 주저앉으며 3027억 원을 기록했다.
오히려 수익성은 악화되는 추세다. 201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2011년(149억 원)대비 반토막 난 76억 원을 기록하는데 그쳤으며, 지난해에는 10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의 연결기준 영업이익인 267억 원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데다 일부 사업의 투자 손실이 발생하며 순이익 역시 줄곧 감소하고 있다. 2009년 197억 원을 기록했던 순익은 이듬해 101억 원으로, 2012년 53억 원으로, 지난해에는 34억 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신사업 발굴에 적극 나섰지만 오히려 주력 사업이었던 라면 시장의 점유율이 흔들리는 등 한동안 위기를 겪었다"며 "사업 초기 상대적으로 비용 소모가 클 뿐만 아니라 시장에서 자리잡기까지 시간이 걸려 휘청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실제 13% 수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던 삼양식품의 라면 사업은 지난해 11.6%까지 하락했다. 비슷한 점유율을 기록하며 오차 범위 내에서 오뚜기와 치열한 2위 다툼을 벌여왔으나, 지난해 오뚜기가 13%로 올라서며 격차가 벌어졌다는 분석이다.
매출의 80% 이상을 라면에 의존하고 있어 '라면사업'은 곧 삼양식품의 입지를 대변한다. 2012년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에 힘입어 잠시 실적이 반등했으나 곧 사그라들었고, 최근 '불닭볶음면'을 통해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타사 대비 라면 의존도가 높은 삼양식품은 사업 부문 다각화를 통해 주력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매출처를 넓히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비교적 제품의 라인업이 단순했던 만큼 신사업 진출에 대한 욕구가 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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