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라면 점유율 하락 '어쩌나' 라면사업 의존도 80% 이상... 신성장동력 부재 '고민'
신수아 기자공개 2013-07-04 10:18:28
이 기사는 2013년 07월 02일 16: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치열한 라면 시장에서 2등을 지켜 온 삼양식품이 최근 경쟁업체에 밀리면서 전진에 제동이 걸렸다. 라면시장은 부동의 1위 농심을 제외하곤 삼양식품, 오뚜기 그리고 팔도가 2~3등을 놓고 경쟁하는 구조다.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라면 시장에서 1%의 파이를 더 차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특히 매출의 80% 이상을 라면에 의존하는 삼양식품의 경우, '라면'은 곧 삼양식품의 입지를 대변한다. 비교적 제품 라인업이 단순해 신성장동력 역할을 맡아줄 제품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 라면시장 '지각 변동'
최근 AC닐슨이 발표한 시장점유율 조사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라면시장 2등 자리를 오뚜기에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삼양식품의 점유율은 12%대로 오뚜기와 오차 범위 내에서 치열한 점유율 다툼을 벌여, 실상 2위-3위의 구분이 의미가 없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오뚜기가 격차를 벌리고 있어 삼양식품의 패색이 짙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1~3월사이 오뚜기의 시장점유율은 13%대로 올라섰지만 삼양식품의 시장점유율은 10%대로 하락했다. 이마저도 불안하다. AC닐슨 조사에 따르면 지난 5월에 업계 4위 자리에 있던 팔도가 '비빔면'의 선전을 앞세워 점유율을 8~9%대까지 올리며, 삼양식품을 바짝 추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얀국물 라면'의 선전도 옛말이 됐다.
또 다른 시장점유율 조사기관인 링크아즈텍의 매출액 기준 자료도 비슷하다. 지난 5월 기준 시장점유율은 농심 63.2%, 오뚜기 15.5%, 팔도 11.1%, 삼양식품 10.2%을 기록했다. 수치상으로 놓고 보면 삼양식품은 4위까지 떨어진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로 가장 큰 수혜를 봤던 삼양식품(나가사끼 짬뽕)이 최근 선보인 제품들이 기대만큼 인기를 얻지 못하면서 주춤한 모습"이라며 "참깨라면 등 신제품을 앞세운 오뚜기와 여름 성수기를 맞아 인기를 끌고 있는 비빔면을 가진 팔도와 비교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단순 시장점유율만을 놓고 매출 하락을 논하기는 시기상조다. 삼양식품은 지난 1분기 매출이 2012년 대비 25%가량 감소한 71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2년 '나가사끼짬뽕'의 선전에 힘입은 기저효과(995억 원)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1분기 매출은 2011년 1분기 681억 원, 2010년 1분기 737억 원과 비슷한 수준으로 '삼양라면' 등 주력 제품의 판매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평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시장조사기관의 조사는 모집단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상이하다"며 "다만 팔도가 일시적으로 선전하고 오뚜기와 삼양라면이 치열하게 다투고 있다는 트랜드를 파악할 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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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순한 라인업...라면 매출 의존도 '80%'
시장점유율의 하락은 삼양식품에 고민거리일 수 밖에 없다. 삼양식품은 라면사업에 대한 의존도가 80%에 이른다. 2013년 1분기 기준 전체 매출의 79%는 삼양라면 등 라면 제품의 판매가 이끌었다. '짱구' 등 일부 스넥 제품이 전체 매출의 4.3%, 고원우유 등 유제품이 10.2%, 장류 등이 2.4%를 각각 견인했다.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는 삼양식품에게 단비와 같았다. 지난해 나가사끼짬뽕에 대한 기대감으로 생산라인 1개를 증설하기도 했다. 기존 4개라인을 통해 월 2100만 개를 생산했으나 증설을 통해 한달에 2600만 개까지 생산량을 확대했다. 그러나 '하얀국물 라면'의 인기는 생각보다 빨리 사그라졌다. 올해 선보인 신제품 나가사끼 홍짬뽕은 아직까지 미지근한 반응이라는 평이다.
앞선 업계의 관계자는 "하얀국물은 일시적인 인기를 끌었을 뿐 라면시장의 대안이 아니다"며 "타사에 비해 라면 사업 의존도가 높은 삼양식품은 사업 부문의 다각화를 통해 라면 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나가는 것이 과제"라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1961년에 설립돼 국내에서 처음으로 라면을 생산·판매했다. 90년대 이후 농심의 급성장으로 사세가 기울었지만 라면시장의 2위를 자리를 꾸준히 지켜왔다. 한 때 사세가 기울면서 삼양식품의 전인장 회장은 매각을 검토하기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 회장의 노력으로 정상화와 경영권 안정기에 들어섰지만 여전히 신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은 현재진행형이다.
또한 라면 주력회사지만 라면 분야에서 1등을 차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심이라는 거대 장벽이 막고 있기 때문이다. 라면의존도가 높다 보니 원재료 가격에도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식음료 업계의 한 애널리스트는 "식품 업계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유지하고 사업의 영속성을 보장받기 위해서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거나 최소한 현 점유율을 지켜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지속적으로 판관비를 늘리거나 개발비를 확대해야 하는데 편중된 사업 구조로는 비용 통제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최근의 불거진 점유율 싸움에 동요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상반기 전체를 놓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 2월 나가사끼 홍짬뽕을 출시했으며 7~8월경에 또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삼양식품은 꾸준히 신성장동력을 고민해왔다"며 "주력 라면사업을 강화하는 동시에 내부적으로 새로운 제품 라인에 대해서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새로운 제품 라인업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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