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삼성중공업 '오프쇼어 딜레마' '해외 손실' 경영진단 장기화…삼성엔지와 부분통합 가능성 제기
길진홍 기자공개 2014-05-13 08:41:24
이 기사는 2014년 05월 09일 15: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올 1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가운데 손실 주범인 해양플랜트(오프쇼어) 리스크 해소 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룹의 경영진단이 장기화하면서 부실이 심화된 오프쇼어에 메스를 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최근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려 삼성엔지니어링과 부분 통합 가능성도 제기된다.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3625억 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3조 4311억 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1.7% 감소했다.
실적 부진은 해양 프로젝트 손실에서 비롯됐다. 호주 이치스 CPF와 나이지리아 에지나 FPSO 등 2개 사업장 손실 규모가 7600억 원에 달했다. 1분기에만 5000억 원의 충당금을 쌓았다. 이와 별도로 이치스 CPF와 에지나 FPSO에 각각 2200억 원, 400억 원의 손실을 인식했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이례적으로 컨퍼런스 콜에 참석해 "누적 공사진행률이 이치스 CPF는 20% 초반이고, 에지나 FPSO는 5% 미만으로 사업 초반에 발생 가능한 손실 요인을 최대한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중공업은 선제적인 충당금 반영으로 하반기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 매출액이 전년과 비슷한 14조 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순이익(법인세 차감 전) 목표치는 2000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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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시장의 반응은 싸늘하다. 해양산업 불투명성이 확대되면서 손실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해외 인력 조달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처의 잦은 설계변경 요구도 원가 관리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드릴쉽 등 해양플랜트의 경우 일반 선박과 달리 반복 건조가 불가능하다. 공사가 길고, 자재 확보가 쉽지 않다.
이치스 CPF의 경우 당초 예정보다 공기가 10개월 지연됐다. 에지나 FPSO는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현장의 인도 시기가 겹치면서 최대 손실이 각각 1조 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미국 Tight Oil 생산량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해양산업 수요 예측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오프쇼어 중심의 성장 전략이 한계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우려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삼성중공업 수주잔고는 370억 달러(3월말 기준)로 해양 분야가 71%에 달한다. 컨테이너선과 탱커, LNG선 등을 포함한 상선 수주액은 29%(108억 불)에 불과하다
인력난으로 오프쇼어 건조 속도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오프쇼어가 비대해지면서 상선부문의 인력 보강 어려움과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다. 올 초 삼성엔지니어링 오프쇼어 인력을 일부 현장에 파견했으나 임시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최근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그룹 차원의 경영진단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지난 2월부터 삼성중공업 경영진단을 벌이고 있다. 해양부문 부실 규모와 리스크 해소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지난달 경영진단이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일정이 늦춰졌다.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단의 결론이 해양부문 위험노출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삼성중공업의 오프쇼어를 흡수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는 발주처와 이해관계를 생각할 때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상선부문 강화를 위한 대규모 조직개편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사인 현대미포조선, 대우조선해양 등은 최근 수년간 일반 선박 수주 중심으로 전환했다"며 "삼성중공업 역시 체질 개선을 위한 상선부문 영업과 건조 능력 배양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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