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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도 오픈시스템인데…국민銀 '중대한 문제' 뭐길래 "유닉스-메인프레임 비용·안정성 차이없어"…국민銀 감사부 "총체적 문제"

윤동희 기자공개 2014-05-29 08:48:46

이 기사는 2014년 05월 29일 07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은행의 전산교체로 인한 갈등이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가 지적한 '중대한 문제'의 정체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경쟁 은행뿐 아니라 국내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전산을 처리하는 한국거래소(KRX)는 유닉스보다 더 가벼운 오픈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이상이 없는 만큼, 시스템 전환에 심각한 오류가 무엇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국민은행은 오는 30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 23일 해결하지 못했던 전산교체 이슈를 논의할 예정이다. 하지만 아직 양측 사이에 화해 조짐은 찾아보기 힘들어 사태는 장기화될 전망이다.

지배구조 갈등으로 비화하긴 했지만 사실 이번 전산교체 이슈의 핵심은 실제로 유닉스로의 전환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하느냐의 여부다. 지주에서는 1년 넘게 논의해온 사안인 만큼 그대로 전환을 진행해도 된다는 입장이고, 은행장과 감사는 전환 시 내년 시스템 가동에 심각한 오류가 생긴다고 보는 견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유닉스 사용이 일반적인 만큼 유닉스 자체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농협은행, 신한은행 등 국민은행과 비슷한 규모의 경쟁은행이나 마이크로세컨드(100만 분의 1초) 단위의 성능을 요구하는 한국거래소에서도 오픈시스템을 쓰는 상황이기 때문.

은행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빠른 전산처리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거래소는 유닉스 시스템을 넘어 더 가벼운 리눅스를 사용하고 있다"며 "유닉스가 메인프레임보다 비용이 더 든다거나 안전성이 떨어진다고 보기는 힘든 게 일반적인 시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거래소는 2009년 총 800억 원 가량을 들여 주전산을 유닉스로 교체했고, 지난해 리눅스를 기반으로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했다. 거래소는 다운사이징을 통해 인프라 비용을 기존 시스템 대비 50% 수준으로 낮추고 현재까지 심각한 전산 오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소는 전산처리 속도가 은행은 동시 사용자를 일괄처리하는 성능이 중요하다는 데서 차이는 있다. 하지만 많은 은행과 금융기관이 수년 전부터 오픈시스템을 사용해왔고 그동안 심각한 오류나 안전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전산업계 관계자는 "(오픈시스템이) 싼 만큼 사용자들이 프로그램을 잘 구현해야 하는 것은 있지만 다운사이징을 할 수록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메인프레임이나 유닉스나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어느 전산을 선택하겠다고 의사결정이 내려지면 해당 시스템 내에서 차근차근 문제를 잡아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은 리스크와 성능, 비용 등 유닉스 전환에 종합적인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국민은행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벤치마킹테스트(BMT)' 결과, 유닉스 교체 후 리스크 발생 시 1000억 원 가량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고 분석했다. 그 근거로 BMT 항목 17개 중 10개만 수행해 검증했을 뿐 검증이 요구되는 상당부분을 수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경영감사부 관계자는 "금감원이 전산교체와 관련한 문제를 검사 중이라 자세한 설명은 힘들다"며 "수행이 된 테스트의 결과 값 자체가 잘못됐고 가격적인 문제도 있는 등 총체적인 문제가 있기 때문에 짚고 넘어가야 한다는 게 감사측의 의견"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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