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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늘어난 용지투자 ‘약될까 독될까' ‘해외사업 손실 만회' 공공택지 분양…운전자본 부담 늘어

길진홍 기자공개 2014-06-09 08:29:35

이 기사는 2014년 06월 02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주요 대형 건설사들의 용지 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사업 부실 여파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마진율이 높은 주택사업으로 다시 눈을 돌린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수도권 분양시장에서 몸값이 치솟고 있는 공공택지 매입이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은 해외사업에서 잠식당한 영업이익을 국내 주택부문에서 만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잇따른 용지 투자에 따른 운전자본 부담으로 재무구조 훼손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1분기 기준 시공능력 평가순위 10위 권 이내 상장 건설사 5곳의 용지 장부가는 3조2319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398억 원 늘었다. 반면 용지대를 포함한, 완성주택, 미완성주택, 원자재 등의 재고자산은 같은 소폭 감소 추이를 보였다. 재무구조 개선 차원에서 재고자산 등 운전자본 해소에 주력하고 있는 가운데, 용지 투자는 오히려 늘린 셈이다.

대형 건설사 용지가 변동
(자료: 감사보고서, 장부가 기준)

업체별로는 대우건설의 용지가액이 9375억 원으로 전년대비 3573억 원 늘었다. 현대건설도 용지 자산이 3088억 원 늘어난 7744억 원에 달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용지가액이 소폭 증가했다.

반면 GS건설과 현대산업개발은 용지가액이 56억 원, 336억 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대규모 영업적자로 용지 투자에 소극적이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GS건설의 경우 올 들어 선급금 지출이 늘면서 용지가액이 대폭 불어날 전망이다. 1분기 선급금 잔액이 4035억 원으로 1년간 1300억 원가량 늘었다. 이는 택지 소유권 이전을 위한 계약금과 중도금 지급이 그만큼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대형 건설사들이 택지 확보에 매달리는 이유는 수익성 악화와 연관이 깊다. 건설 업황 부진이 장기화하면서 원가 절감 노력에도 불구 수익성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해외 사업의 경우 경쟁 심화와 추가 비용 지출로 원가율 상승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원가가 낮은 주택사업을 통해 손실을 만회하려는 것이다.

특히 최근 수도권 공공택지를 중심으로 분양시장이 살아나면서 용지 확보를 서두르고 있다. 중흥건설, 호반건설, 반도건설 등 주택전문 중견설사들이 독식하던 공공택지 입찰에 이들 대형 건설사들이 가세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는 중견 건설사를 벤치마킹해 공공택지 입찰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했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해외사업 수익성이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사업 다각화를 통한 체질개선을 모색 중"이라며 "당장은 국내 분양시장 호황과 맞물려 주택사업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대형 건설사들의 공격적인 용지투자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과도한 용지투자는 우발채무와 운전자본 증가를 수반해 현금흐름을 둔화시킨다. 미분양이 적체될 경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처럼 또다시 곤욕을 치를 수 있다. 게다가 주택 전문 건설사들이 알짜 택지지구를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 쓸 만한 땅이 남아 있지 않다. 뒤늦게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낭패를 볼 수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대형 건설사들은 주택시장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과연 지금이 용지 투자를 늘려야 하는 때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형 건설사 재고자산 변동
(자료: 감사보고서, 장부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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