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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에 밀린 LIG넥스원, 승부수 띄운 JP모간 에버랜드 등장에 딜 협상력 저하…최대 수혜자는 JP모간

민경문 기자공개 2014-06-16 10:04:47

이 기사는 2014년 06월 13일 09: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LIG넥스원와 삼성에버랜드가 주관사 선정을 앞두고 미묘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양쪽 모두 메가딜로 손색없는 거래이지만 삼성에버랜드의 무게감에 LIG넥스원이 눈치를 보는 형국이다. 입찰 일정이 비슷하다 보니 일부 외국계 증권사의 경우 협상력 우위의 면모를 드러내기도 했다.

LIG넥스원과 삼성에버랜드의 상장 주관사 제안서 마감일은 지난 9일과 11일이었다. 일단 양사에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은 증권사는 당연히 복수 지원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예외였다. LIG넥스원은 건너뛴 채 삼성에버랜드의 주관사 입찰에만 참여했다.

입찰 참여조차 거부당한 증권사도 수두룩한데 초대장까지 보내준 클라이언트를 무시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가뜩이나 IPO 가뭄 속에서 등장한 빅딜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누가 봐도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삼성에버랜드 딜에 ‘올인'하기 위해 LIG넥스원을 포기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골드만삭스는 LIG손해보험이라는 조단위 거래의 종결을 코앞에 둔 상황이다. 이를 바탕으로 LIG넥스원 상장 주관사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지만 선택은 삼성에버랜드였다. 딜이 진행중인 상황에서 타사 업무에 신경 쓰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 삼성의 스타일을 고려할 때 처음부터 LIG넥스원 입찰은 염두에 두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이 같은 주관사 중복 선정의 리스크를 우려해서였을까. LIG넥스원은 삼성에버랜드와 같은 날(16일)로 예정됐던 주관사 PT심사 일정을 뒤로 미루기로 결정했다. 일단 삼성에버랜드의 주관사 선정 결과를 확인하고 PT를 진행하겠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삼성에버랜드 상장 주관사로 선정되는 곳들이 LIG넥스원 상장 업무를 맡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삼성에버랜드로 인해 LIG넥스원은 원하는 대로 주관사를 뽑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것이다.

어쩌면 JP모간은 이 같은 경쟁 구도의 최대 수혜자일 수 있다. 외국계로는 유일하게 LIG넥스원 상장을 위한 주관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미 획득한 삼성SDS 공동 주관 지위와 함께 삼성에버랜드와 LIG넥스원 등 빅딜 세 곳을 모두 휩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셈이다.

LIG넥스원이 방산업체이기는 하지만 해외 트랜치(tranche)를 통한 투자자 모집이 일정 부분 필요한 IPO딜이라는 점에서 외국계 증권사의 선정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일단 숏리스트 결과부터 확인해야겠지만 현재 JP모간이 LIG넥스원의 가장 유력한 주관사 후보로 거론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가 삼성에버랜드에서 떨어질 경우 LIG넥스원 측에서 이들을 다시 경쟁에 참여시키는 방안도 가능하지만 ‘체면'상 내리기 쉽지 않은 의사 결정이다. 유럽계 증권사의 경우 방산업체와 관련한 컴플라이언스 이슈가 많아 후보 자체로도 올리기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JP모간 역시 골드만삭스 등과 마찬가지로 LIG넥스원과 삼성에버랜드 상장 주관을 복수 지원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수 있다. 하지만 2011년 KCC에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을 성사시킨 수완을 발휘한 만큼 이번 삼성에버랜드 상장 주관 입찰에 상당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골드만삭스와 함께 매각 업무를 맡았지만 딜을 주도한 건 임석정 대표가 이끄는 JP모간이었다.

증권사 IB 관계자는 "삼성SDS 상장 주관 지위를 가져간 골드만삭스와 JP모간이지만 결국 삼성에버랜드 딜을 통해 삼성그룹의 복심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여기에 LIG넥스원 상장 업무까지 노리는 JP모간을 보면 임 대표가 단단히 승부수를 띄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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