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은행 전통 포기한 한국씨티…가계대출 집중 독됐다 [한국씨티은행의 실패]④ 가계대출 비중 60%…저금리 기조 마진압박 심화
윤동희 기자공개 2014-07-10 08:20:05
[편집자주]
2014년은 한국씨티은행 출범 10주년이 되는 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한국씨티는 올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한국 시장에서 엄청난 변화와 혁신을 몰고 올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씨티가 진출 10년만에 구조조정이라는 실패를 선언한 것이다. 머니투데이 더벨은 씨티은행이 한국에서 실패한 원인을 짚어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4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씨티은행은 기업여신을 제치고 손쉬운 가계대출에만 집중했다. 충성고객 없이 금리 조건으로만 모집한 고객은 시장이 저금리 기조에 돌입하자 마진을 더 압박하는 독으로 작용했다.꾸준한 관계형성과 관리를 필요로 하는 기업금융 영업이 버거웠던 한국씨티는 한미은행 인수 직후부터 가계대출만 바라보기 시작했다. 안전하게 담보를 요구할 수도 있고 건별 대출 규모도 크지 않아 큰 어려움 없이 접근이 가능한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 대출이 강한 한미은행의 전통과 경기은행의 지역영업 기반을 고스란히 포기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씨티가 대기업이나 중소기업 등 기업대출 쪽으로는 들어가지 못했고 안전한 가계 대출에 들어갔다"며 "그 결과 시중은행보다 가계여신의 비중이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2005년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은 58.8%였고 한국씨티의 가계대출 비중도 58.0%로 비슷했다. 하지만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시중은행 평균보다 한국씨티의 가계대출 비중은 10.8% 포인트나 높은 61.4%를 기록했다. 국민은행보다도 5.3% 포인트가 높은 수치다. 한국씨티의 가계대출 비중은 지난 10년 간 꾸준히 높아져 2011년부터는 항상 60%가 넘어선 상태였다.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2008년부터는 50% 수준에 머물렀던 것과 대비된다.
한국씨티를 제외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비중도 2005년에는 시중은행이 한국씨티보다 3.8% 포인트 높은 36.4%(전체 대출 대비)였다. 그러다 2011년에는 격차가 반대로 7.7% 포인트 벌어지는 등 한국씨티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더 높아졌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는 한국씨티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37.1%로 시중은행보다 3.3%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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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손쉽게 영업을 한 만큼 한국씨티의 손을 빠져나가는 것도 쉬웠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노마진 얘기가 나올 정도로 은행 간 경쟁강도가 센 편이고 최근 소비자보호 추세도 있어 이익내기가 어려운 부문"이라며 "특히 저금리 상황에서 마진압박이 심해 한국씨티의 경우 버티기가 힘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진 2012년과 지난해를 비교했을 때, 대부분의 은행의 손익은 감소했는데 부문별로 따져보면 항상 소매금융 부문의 하락폭이 기업금융보다 컸다. 신한은행의 경우 소매에서 34.9%의 이익이 감소한 반면 기업금융 부문에서 10.2% 증가했고 하나은행은 소매가 7.5%, 기업이 3.4% 하락했다. 국민은행은 소매가 45.5%, 기업이 20.4% 감소했고 우리은행은 소매가 57.6%, 기업이 24.3% 떨어졌다.
한국씨티는 더 극적으로 차이가 났다. 개인금융 쪽에서 80.4%의 손익이 감소했고 기업금융 부문에서는 11.4%의 손익이 증가했다. 가계대출 총액 자체는 24% 밖에 줄지 않은 상태에서 손익이 더 크게 감소한 것으로, 가계대출에 평균 이상으로 노출돼 있던 한국씨티가 받은 타격이 더 심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는 "한국씨티는 사업의 기반이 되는 충성고객의 풀이 작기 때문에 가계여신을 유치하려면 금리를 더 주는 수 뿐밖에 없다"며 "금리조건에 민감한 고객이 많아 금리가 타행과 조금이라도 차이가 나면 다른 은행이나 투자처로 쉽게 옮겨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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