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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학필름 세계1위 미래나노텍 뒤에 산은 있다 [기업 살리는 금융]④ 메자닌증권 투자부터 IPO, 시설투자까지 함께 한 동반자

안경주 기자공개 2014-07-09 08:27:12

이 기사는 2014년 07월 04일 11: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광학필름 시장은 글로벌 기업 3M의 독무대였다. 몇몇 국내 기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3M의 아성을 넘지 못했다. 국내에는 재료와 기술은 물론 제대로 된 전문가도 없었기 때문이다. 애초 승부가 될 수 없었던 것이다. 광학필름이란 자체적으로 발광할 수 없는 TV·노트북·모니터 등의 LCD(액정 표시장치) 화면에서 광원 역할을 담당하는 백라이트 유닛(BLU·back light unit)의 핵심 부품소재다.

디스플레이 부품 전문기업 미래나노텍은 3M의 독무대였던 광학필름 시장에 과감하게 뛰어들어 승부를 봤다. 그 결과, 10년 만에 세계 시장 점유율 20% 고지를 넘어서면서 세계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이러한 미래나노텍의 성장에 산업은행이 든든한 후원자이자 동반자로 함께 해왔다.

미래나노텍 사무동
▲ 미래나노텍 사무동 전경.(자료제공 : 미래나노텍)

◇ 기술력과 미래를 본 산업은행

충청북도 청원군 옥산면에 위치한 미래나노텍은 2002년 김철영 대표이사와 단 한 명의 직원으로 경기도 안성에서 처음 출발했다. 당시 김 대표는 광학필름 시장에서 3M의 아성만 깨면 승산이 있다고 판단, 독자적인 공정·제품 개발에 나섰고 2004년 프리즘시트와 확산시트를 통합한 UTE광학필름 개발에 성공했다.

하지만 3M의 아성이 확고했던 광학필름 시장에 도전장을 낸 미래나노텍을 과감하게 도와줄 곳은 없었다. 미래나노텍이 연간 2500억 원 이상의 매출과 700여 명의 직원들이 일하는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지금이야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은행들이 많지만 사업 초기엔 사실상 전무했다.

류지호 미래나노텍 경영기획팀 부장은 "지금은 많은 은행들이 대출 등 자금 지원에 우호적이지만 사업 초기에 그렇지 못했다"며 "당시 산업은행의 과감한 결단으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산업은행이 지원을 논의했던 시기는 2005년으로, 당시 사업 초기였던 미래나노텍이 내세울 수 있는 것은 사실 없었다. 매출액도 2004년 말 기준 11억 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산업은행은 미래나노텍의 기술력과 미래를 보고 과감한 투자를 결정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출액은 미미했던 설립초기였지만 경쟁사인 3M 대비 50% 가격으로 제조할 수 있는 기술력과 삼성전자에 소량 납품중인 점을 감안해 지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2005년 11월 메자닌증권 60억 원 투자를 시작으로 2006년 9월 시설자금 195억 원 등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미래나노텍은 이 자금을 바탕으로 경기도 안성에 공장을 설립, 성장의 발판을 만들 수 있었다.

미래나노텍 매출액 추이

물론 위기의 시기도 있었다. 코스닥 시장 상장(2007년 10월)을 전·후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데다 충북 오창공장으로 이전해 양산 설비를 갖추고자 했지만 자금이 부족했던 것. 그 때에도 산업은행의 도움이 컸다. 산업은행은 대출을 통한 단순 금융지원 뿐만 아니라 유상증자(상환전환우선주) 통한 지분참여를 했으며, 오창공장 설립 및 양산 설비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금융 지원을 늘렸다.

류 부장은 "창업 초기부터 자금 지원을 했고, 상장하기 전부터 지분 참여 등을 통해 서로의 '신뢰'를 쌓아왔다"며 "단순한 금융지원을 넘어 중견기업으로 성장을 함께한 곳이 산업은행"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동반자적 신뢰는 미래나노텍의 자금 운영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미래나노텍은 올해 4월 말 기준 시설자금 100%를 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했다. 산업은행 뿐만 아니라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기업은행, 정책금융공사 등과 거래를 하고 있지만 단기 운영자금으로만 차입하고 있는 것이다.

미래나노텍 김기태 재무팀장은 "산업은행을 제외한 일부 시중은행으로부터의 차입은 단기 운영자금 용도"라며 "시설자금과 단기운영자금 모두를 감안하더라도 차입금의 57%를 산업은행으로부터 빌렸다"고 말했다. 산업은행과 미래나노텍 간의 신뢰가 없다면 이 같은 자금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 새로운 도전도 산업은행과 함께

미래나노텍 생산라인
▲ 미래나노텍 생산라인.(자료제공 : 미래나노텍)
미래나노텍은 광학필름 시장을 넘어 새로운 시장에 도전을 하고 있다. 대상은 일본 기업이 맹위를 떨치는 터치필름 시장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터치필름 공장 가동을 앞두고 발생한 뜻하지 않은 화재로 인해 잠시 사업이 주춤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터치 4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실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 부장은 "신규 사업이 본격화되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초에는 실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며 "다시 한번 퀀텀 점프를 할 수 있는 성장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래나노텍의 도전에도 산업은행은 함께 하고 있다. 산업은행은 미래나노텍의 신규 사업 진출이 추진되던 2011년 10월 'KDB Global Star'를 선정, 대출한도 증대와 각종 수수료 혜택을 줬다. 또 신규사업 중심으로 운영될 터치 4공장 건설과 관련 260억 원의 대출을 장기시설자금으로 지원했다.

류 부장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거래하다 보니 (타 은행과 달리) 불필요한 요구('꺾기')가 없었다"며 "어려운 시기에도 안정적인 자금 운용이 가능하도록 산업은행이 함께 한 결과, 지금의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말했다.

미래나노텍은 현재 터치필름 외에도 제품 다양화에 신경 쓰고 있다. 3M의 독점 시장인 재귀반사시트(빛을 반사하는 기능성 필름, 도로표지판 등), LED조명용 부품사업, 건축용 윈도 필름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는 것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미래나노텍은 지난해 자산 3200억 원 규모의 견실한 기업으로 성장했고 산업은행과도 활발히 거래 중에 있다"며 "타행과 차별화된 투융자복합금융과 시설자금 등 종합금융솔루션을 제공해 미래나노텍의 성장에 더욱 기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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