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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임단협 파격 조건 꼼수 있나 노조 요구 대폭 수용…인건비 부담 속 생산물량 감소 우려

박창현 기자/ 권일운 기자공개 2014-08-04 10:16:33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1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GM 노사가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한 가운데 높아진 인건비 부담이 국내 생산 물량 축소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파격 카드로 제시한 차세대 크루즈 역시 생산시점이 오는 2017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GM의 글로벌 생산 전략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최근 23차례 교섭 끝에 임단협 협상을 최종 마무리했다. 임단협 최종 합의안에는 △통상 임금 체계 변경과 △기본급 6만 3000원 인상 △격려금 650만 원 지급 △성과급 400만 원 지급 △복리후생 조항 개선 등이 포함됐다. 또 미래 발전 전망 계획의 일환으로 차세대 크루즈의 군산공장 생산 계획도 추가했다.

한국GM은 노조 측이 요구한 임금 인상안과 복리 후생 개선안을 대부분 수용했다. 또 정책적 경영 결정 사항을 예외 없이 노조와 공유하기로 하는 등 경영 참여 기회도 열어줬다.

임단협 결과, GM은 인건비 상승 부담과 차세대 크루즈의 군산 공장 배정에 따른 글로벌 경영 계획 수정 등 적지 않은 부담을 안게 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인건비 대비 생산성이 악화됐다는 이유로 GM의 '한국 철수설'이 더 크게 부각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인건비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지고, 결국 GM의 한국 철수 내지는 생산 물량 축소 명분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일단 법원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을 확대 적용하고, 노사 갈등을 피하기 위해 임금을 올리긴 했지만 GM 입장에서도 경영 효율화 방안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GM의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로 인해 현재 한국GM 입지는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쉐보레 유럽 수출용 차량의 90% 이상을 한국GM이 생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생산 중단 여파로 한국GM의 유럽 17개 자회사들이 현재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GM으로서는 생산기지 활용도가 낮아진 한국GM에 추가적인 인건비까지 쏟아 부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셈이다.

전문가들은 한국GM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점전적으로 생산물량을 줄이는 전략을 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GM은 지난 2010년 GM과 산업은행이 체결한 'GM대우 장기 발전방안 합의문'에 따라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 차종에 대한 기술 소유권을 얻어냈다. 기술 소유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한국GM 매각시 생산 기술과 국내외 판매 권한도 새 주인에게 모두 넘어가게 된다. GM의 일방적인 매각을 막기 위한 안정 장치였다.

하지만 안전 장치인 기술 공동 소유권은 오히려 족쇄가 될 여지가 크다. 한국GM이 생산 차량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GM은 제3자 매각을 전혀 고려하지 않을 개연성이 높다. 결국 한국GM의 효용 가치가 없어졌을 때 GM이 꺼내들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처리 방안은 '자연도태'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생산물량 축소를 막기 위해 받아낸 차세대 크루즈 카드의 실효성에도 의문부호가 달리고 있다. 사측이 제시한 차세대 크루즈는 볼륨 모델(생산·판매량이 많은 차종)인 세단형이 아니라 파생 모델 중 하나인 롱보디(차체가 긴)형이다. 여기에 생산 시기를 4년 후인 2017년으로 정한 점도 향후 변수가 될 수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정해진 판결에 따라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고, 임단협에서도 노조의 요구 조건을 상당 부분 수용해 마찰의 소지 최대한 줄이겠다는 '액션'을 취한 것 같다"면서도 "일단은 그럴싸한 그림으로 노사가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GM 본사 입장에서는 한국GM의 고정비 부담이 높다는 점을 눈엣가시처럼 여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GM본사가 법원 판결을 존중하자는 차원에서 '줄 것은 주자'는 결정을 내렸을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점차 생산성이 낮아지고 있는 한국GM을 주요 생산거점에서 제외시키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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