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20년래 첫 '역성장' 위기 올 상반기 매출 8% 급감…그룹 '비전 2018' 달성에 비상등
문병선 기자공개 2014-08-04 06:55:00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1일 14: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굴지의 화학 기업 롯데케미칼이 20년래 첫 역성장할 위기에 처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8.13% 급감했다. 석유화학산업 부진과 중국의 수요 감소, 그리고 원화강세를 감안해도 지나친 매출 축소다.롯데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매출 부진에 빠지면서 "2018년 글로벌 매출 200조 원을 달성하겠다"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의 '비전 2018'에도 비상등이 들어왔다.
1일 롯데그룹 및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7조6553억 원의 매출액과 152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13%, 18.3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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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의 상반기 매출이 감소한 건 대외적으로 감사보고서와 재무 실적이 공시된 1990년대 중반 이래 두 번째다. 2012년 상반기에도 전세계 석유화학 제품의 공급 과잉과 중국 수요 감소로 연결 재무제표 기준 7조7992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 전년 상반기 대비 1.14% 감소한 바 있다. 하지만 2012년에는 하반기에 매출을 회복해 연간 기준으로는 플러스(+) 매출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올해는 매출 감소 폭이 지나쳐 연간으로도 역성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상반기와 비슷한 실적이 올해 하반기에도 이어질 경우 롯데케미칼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약 20년래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을 맞는다.
석유화학산업은 중국 경기회복 및 유화수요 개선 수준이 당초 예상을 하회하고 있는 점, 중국의 석유화학 자급체제 강화에 따른 공급 과잉 및 수출시장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점, 그리고 전방산업 기업들이 원재료 조달처를 다변화하고 있는 점 등 때문에 부진하다. 설상가상으로 원화 강세가 이어지며 수출 채산성이 악화되는 점도 매출 감소의 주 요인으로 거론된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중국 업황 회복 지연과 원화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외형축소와 함께 수익성 악화도 롯데케미칼이 당면한 과제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인 1.99%(연결 실적 기준)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 볼륨이 15조 원이 넘는 기업이 2%에도 못미치는 영업이익을 거두고 있다는 건 큰 문제다. 한 신용평가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2011년 말부터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며 수요가 위축되고 수익성이 저하됐다"며 "2012년 이후에도 경기 침체 장기화로 수요 약세가 이어지면서 별도 기준 4%대의 영업이익률을 유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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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의 부진으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09년 3월 제시한 그룹 '2018 비전' 전략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비전 2018'이란 그룹 연 매출을 2018년까지 200조 원으로 늘리고 이 중 60조 원을 해외에서 올린다는 전략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작년 국내 계열사들로만 64조8250억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 통계에 해외법인은 제외된다. 롯데케미칼의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액이 12조2734억 원이었으니, 롯데케미칼 혼자서 그룹 매출의 19%를 담당하고 있는 셈이다. 해외 계열사의 매출액을 포함하면 롯데케미칼의 비중은 더 올라간다. 이런 롯데케미칼이 역성장에 빠지게 돼 그룹 비전 달성에도 비상등이 들어올 전망이다.
롯데케미칼과 함께 롯데그룹 매출의 또 다른 중심 축인 롯데쇼핑도 올해 1분기 역성장했다. 상반기 실적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1분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4조13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도 감소했다. 롯데쇼핑은 롯데그룹 전체 매출의 약 25%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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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수조 원을 들여 양적 성장에 올인했으나 외형만 커졌을 뿐 뚜렷한 성과가 아직 나오고 있지 않는 M&A 성적표도 문제다. 말레이시아 석유화학회사인 타이탄의 경우 동반 매출 감소를 기록, 성장성에 경고등이 들어온 지 오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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