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화인, 매각 난항 예상 주요 인수후보들 불참 가능성… 지역 군소후보만 참여 예상
정호창 기자공개 2014-08-12 13:05:44
이 기사는 2014년 08월 06일 16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 계열사인 슬래그파우더 생산업체 포스화인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 매력이 높지 않은데다 영업권역이 지방에 한정돼 시장에서 예상하는 주요 후보들이 인수전에 불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6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달 중순 포스화인 매각을 결정하고 삼일PwC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포스코가 보유한 포스화인 지분 69.22%다.
포스화인의 나머지 지분 30.78%는 동양시멘트, 쌍용양회, 라파즈한라시멘트가 각각 10.26%씩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포스코와의 주주간계약을 통해 동반매도권(태그얼롱, Tag-Along)을 갖고 있어 매각 지분은 최대 100%까지 늘어날 수 있다.
포스코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며 포스화인이 안정적 수요처를 갖고 있고 수익성이 양호해 매각이 순조로울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매각이 발표된 후 관련업계에서는 유진, 삼표, 아주그룹과 한앤컴퍼니 등을 유력 인수후보로 꼽았다.
하지만 M&A업계와 건자재업계 전문가들은 다른 의견을 내놓고 있다. 포스코의 기대와 달리 포스화인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포스화인의 사업성과 투자 매력이 높은 편이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낼만한 인수후보가 적기 때문이다.
슬래그는 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다. 고로에서 쇳물을 만들어낼 때 석회석을 함께 투입하면 불순물이 석회석에 흡착돼 분리된다. 이 찌꺼기가 바로 슬래그다. 석회석을 고온에서 구워냈기에 슬래그는 시멘트와 유사한 화학성질을 띤다.
따라서 슬래그는 시멘트의 대체재로 활용되고 있다. 슬래그를 분쇄해 분말 형태로 만든 것이 슬래그파우더인데 이를 시멘트와 일정 비율로 섞으면 교량 건설 등에 사용하는 슬래그시멘트가 된다. 레미콘을 제조할 때 시멘트 투입량을 줄이기 위해서도 사용된다. 슬래그파우더가 시멘트보다 가격이 저렴해 원가 절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관련업계에서 포스화인 인수후보로 유진, 삼표, 아주그룹과 한앤컴퍼니를 꼽은 것은 바로 이런 사업적 특성에서 기인한다. 문제는 시장의 일반적 예상과 달리 거론된 후보들을 인수전에 끌어들일 유인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대형 레미콘 업체인 유진과 삼표, 아주 등은 주된 영업권역이 수도권이다. 전라남도 광양에 위치한 포스화인을 인수해 시너지 효과를 내기에는 지리적 거리가 너무 멀다. 운반비 부담이 커 포스화인의 슬래그파우더를 레미콘 제조에 사용하기도 어렵고, 영업기반이 없는 지역의 사업장을 운영해 얻을 실익도 크지 않다.
게다가 유진그룹은 슬래그 관련 계열사와 자산들을 구조조정을 위해 매각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인천에 위치한 슬래그파우더 생산업체인 한국기초소재를 지난 2009년 쌍용양회에 매각했고, 지난해엔 광양 슬래그시멘트 공장을 한앤컴퍼니에 넘기고 전남권에서 철수했다.
건자재업계 관계자는 "유진그룹이 포스화인을 인수하게 되면 손수 정리했던 사업에 다시 발을 들여놓게 되는 셈인데, 주주나 내부 임직원들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어 인수전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삼표 역시 포스화인 인수에 관심이 없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표는 사돈기업인 현대차그룹의 현대제철에서 나오는 슬래그를 처리하기 위한 사업장을 당진에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이미 충분한 생산능력을 갖춘 터라 포스화인을 인수할 이유가 없다는 게 건자재업계의 중론이다.
광양에 슬래그시멘트 제조업체를 보유하고 있는 한앤컴퍼니도 시장의 예상과 달리 포스화인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한앤컴퍼니는 2012년 대한시멘트를 인수한 뒤 지난해 초 유진기업의 광양 공장을 추가 인수했다. 이를 통해 대한시멘트는 단숨에 국내 최대의 슬래그시멘트 생산업체로 변신했다.
슬래그시멘트 공장은 레미콘 공장과 달리 슬래그파우더를 사용하지 않는다. 제철소로부터 덩어리 상태의 '수재 슬래그'를 들여와 분쇄기(Mill)를 통해 직접 분말로 가공한다. 따라서 대한시멘트가 포스화인을 인수하면 불필요한 설비에 중복 투자하는 셈이 된다.
M&A업계 관계자는 "한앤컴퍼니와 같은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는 인수기업의 수익성을 극대화를 가장 중시 여기는데 기업의 효율성을 갉아먹는 중복 투자에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분석했다.
관련업계에선 이런 이유로 포스화인 인수에 관심을 나타낼 후보는 광양 인근의 레미콘사나 군소 시멘트 업체 등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후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에 해당돼 자금력에 한계가 있다. MA&업계에서 포스화인의 새 주인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하는 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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