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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암코, 회사채 시장서 '미운오리' 전락한 이유는 불안정한 경영권·시장 점유율 하락 등이 원인으로 지목

이승연 기자공개 2014-08-22 09:35:27

이 기사는 2014년 08월 20일 08: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연합자산관리(이하 유암코, AA0)는 부실채권(NPL) 시장의 큰 손으로 통하지만 유독 회사채 시장에선 인기가 없다. AAA급의 시중은행 6곳(농협·우리·신한·국민·하나·기업은행)을 대주주로 두고 있는 유암코는 최근 AA급 채권의 폭발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회사채 수요예측만 하면 미달되기 일쑤다.

지난해 초 금리를 둘러싼 대우증권과의 갈등 이후 '자의반 타의반' 높은 금리를 제시하고 나섰지만 기관 투자가들의 반응은 여전히 차갑다.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회사채 수요예측 성적은 4전4패. NPL 시장이 큰손 유암코가 회사채 시장에서 '미운 오리'가 된 이유는 뭘까.

유암코1


유암코의 지난해 수요예측 결과를 살펴보면 금리 밴드 상단을 민평 수준으로 제시하거나 금리를 더 얹어도 미배정 물량이 발생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6월과 9월의 경우 금리 밴드를 개별민평 수준에서 제시했지만 공모액의 절반도 못채우거나 전량 미배정됐다. 12월 1000억 원 회사채 발행 때는 밴드 상단을 개별민평에 4bp를 얹어 제시했음에도 불구, 대부분의 기관 수요가 이를 넘어서는 금리에 모이면서 역시 미배정 물량을 쌓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암코의 수요예측 실패는 단순히 금리 문제로만 국한돼지 않다"라며 "금리를 더 얹어주는 상황에서도 미배정 물량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은 유암코에 대한 시장 내 신뢰도가 낮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5년짜리 한시적 기업→영구법인 위한 매각작업…투자자 불안 지속

유암코의 수요예측 미배정은 5년짜리 한시적 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당초 유암코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급격히 늘어난 부실자산 처리를 위해 5년 기한의 한시적 조직으로 만들어졌다.

이러다보니 회사채 만기는 대부분 1~2년 위주의 단기물로만 발행됐다. 안정적인 영업활동을 위해서 상시적인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지만 단기물 위주로 발행된 탓에 만기가 가까워질수록 유암코의 유동성 리스크는 커졌다. 여기에 낮은 금리까지 요구하자 투자자들은 등을 돌렸다.

문제는 유암코의 존속기간을 2019년으로 5년 추가 연장하고 본격적인 영구법인을 위한 매각작업이 진행 중임에도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매각 작업에 따른 기존 주주들의 지분 분산, 새로운 경영진에 대한 불확실성 등이 투자 매력도를 저하시킨 결과다.

유암코는 현재 영구법인을 위한 매각 작업이 한창이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권 NPL처리를 위해 만든 한시적 기업이었지만 은행권의 자본건전성 요구비율이 높아지면서 유암코의 영구법인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

영구법인이 되기 위해선 신한·국민·하나·기업·우리·농협 등 기존 주주들의 지분 분산이 필수적인 상황. 결국 AAA급의 주주들의 보유 주식 수가 줄어드는데다 새로운 대주주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해지면서 유암코 회사채에 대한 투자 매력도는 예전보다 반감됐다.

유암코와 함께 NPL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대신 F&I의 경우 최근 우리금융지주에서 대신증권으로 주주가 바뀌면서 신용등급과 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됐다. 유사시 모기업 지원 가능성을 고려할 때 대신증권이 우리금융지주보다 덜 든든하다는 분석에서다.

이같은 우려는 시장에 그대로 반영됐다. 지난 7월 2년 1000억 원의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금리 밴드 상단을 개별민평보다 4bp올려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600억 원의 유효수요를 모으는 데 그쳤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변화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주주가 누가 될지, 동일한 수준의 지원이 가능한 지가 향후 유암코의 입지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NPL업계 경쟁 치열…대신 F&I 위협 '주목'

최근에는 NPL 업계 내 시장 참여자들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NPL시장에 돈이 급격히 몰리면서 자산운용사와 저축은행 등의 참여가 잇따르고 있는 것. 외환F&I가 지난해 말 캐피탈업 라이선스를 반납하고 NPL투자회사로 전환한 데 이어 화인자산관리도 여신전문금융업을 중단하고 NPL 전문업체로 업종 변경했다.

이 때문에 2009년 말 출범 후 국내 NPL시장을 장악해 온 유암코는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대신F&I에 뺐겼다. 지난 1분기 대신F&I의 시장 점유율(공개입찰 원금 기준)은 38.3%로 지난해 21.2%대비 16.9%p 올랐다. 반면 유암코의 점유율은 25.0%로 6.3%p 떨어졌다.

2분기 들어 재역전에는 성공했지만 대신 F&I의 성장은 충분히 위협적이라는 평가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유암코가 매각을 통해 한시적 기업이라는 태생적 한계는 벗어났지만 매각 이후 NPL 업계 내 입지 등이 향후 수요예측 등에 변수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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