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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탄, 동부발전당진 인수 포기..'한전 때문에' 한전, 주송전로 이용불가 입장‥공사비 부담 및 상업생산 시점 등 수지 안맞다 판단

이재영 기자공개 2014-09-05 11:11:54

이 기사는 2014년 09월 04일 15: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부발전당진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삼탄이 결국 인수를 포기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결국 한국전력과의 '송전 문제'라는 큰 산을 넘지 못했다. 이는 향후 또다른 원매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의 고민인 까닭에, 동부발전당진 매각의 큰 걸림돌이 될 예정이다.

4일 인수합병(M&A) 업계에 따르면, 삼탄은 내일로 예정된 동부발전당진 인수 거래대금 잔금납입을 진행하지 않기로 내부 의사결정을 마무리 짓고, 매각 측에 이러한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SPA 체결 후 확인실사를 하는 과정에서 한전과의 송전로 문제에 대한 해결이 어렵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다.

2013년 초 한전은 동부발전당진과 기존 주송전로(765㎸ 송전망) 사용에 대한 계약을 맺었다. 이용개시일은 2015년 11월 1일이다. 2018년 완공 예정인 동부발전당진은 이 주송전로를 이용해 발전소 건설 후 바로 상업생산이 가능했다. 주송전로를 활용한 계통연계를 확보해놓은 상태였다.

하지만 한전은 최근 동부발전당진 인근의 한국동서발전 당진화력발전소 9·10호기(총 2000MW급)에 대한 주송전로 이용불가 방침을 전하고, 예비송전로 건설이 필요하다며 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나섰다. 예비송전로 완공 이전에는 주송전로 접속이 불가하다는 방침도 통보했다.

현재 동서발전은 기존 주송전로를 이용해 당진화력 9·10호기를 가동할 수 있는지 판단해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 전기위원회 분쟁조정위원회에 재정신청을 낸 상태다.

동서발전의 당진화력 인근에 동부그린발전소 건설을 추진 중인 동부발전당진 역시 같은 문제에 직면해있다. 물론 매각 협상과정에서 충분히 드러났던 문제였지만, 삼탄은 SPA 체결 이후 확인실사 과정에서 동부그린발전소에 대한 한전 및 산업통상자원부 등의 주송전로 접속 불가 방침을 재확인했다.

매각 측은 한전과 동부발전당진 간의 기존 주송전로 이용계약을 근거로 충분한 법률검토를 거쳐, 주송전로 이용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한전은 2012년 산자부 고시를 내세워 주송전로 이용은 불가하다고 했다. 결국 한전은 산자부 고시가 있었음에도 2013년 동부발전당진과 주송전로 이용계약을 맺었고, 이제는 예비송전로 건설 비용 분담을 내세워 계약 이행을 왜곡하고 있는 셈이다.

삼탄이 계약금 270억 원을 포기하면서까지 동부발전당진 인수 불가를 선언한 까닭은 바로 이 때문이다. 주송전로를 이용하지 못하게되면 소요되는 비용이 증가하고, 발전소 건설 후 상업생산까지도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당진지역의 발전소는 동서발전의 당진화력 9·10호기(각각 2015년, 2016년 완공 예정), 동부발전당진의 동부그린발전소(2018년 완공 예정) 등이다. 발전소 건설비용만 총 5조 원에 달한다. 하지만 한전의 기존 주송전로 이용 불가 방침에 따라, 예비송전로 완공 전까지는 5조 원이 고스란히 비용일 뿐이다.

또한 석탄을 이용한 전력 생산원가가 단위 전력 당 약 60원 선인데 비해 LNG 등의 단위 전력 생산원가는 120원으로, 석탄화력을 이용 못 함으로써 1kw당 60원 선의 손해가 발생한다. 2021년 예비송전로 건설 전까지 동서발전 당진화력은 5년, 동부발전의 그린발전소는 3년 동안 상업생산을 못한다. 발전소 완공 후 전력판매를 못하게 되면, 대체 전력 생산으로 인해 이 둘의 발전용량(3000MW) 기준 총 6조 5천억 여원의 손해가 예상된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한전의 주송전로 이용불가 방침으로 인해 최대 11조 원 이상의 국가적 손실이 야기된다"며 "하지만 한전은 주송전로의 과부화로 인한 블랙아웃 가능성을 들어, 요지부동인 상황"이라고 전했다.

발전 전문가들은 당진지역 발전소의 생산전력이 기존 주송전로를 이용할 경우 블랙아웃 가능성을 0.01% 이하로 예측하고 있다. 예비송전로 건설 이전까지는 일정 수준의 주송전로 이용을 통해 발전소들의 상업생산을 보장하는 한편, 주송전로 안정성도 유지할 수 있는 방안도 제시한다.

M&A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인 M&A 거래와는 달리, 동부발전당진은 결국 한전이 매각 성공의 키를 쥐고 있다"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삼탄은 물론 다른 원매자들도 동부발전당진 인수에 선뜻 나서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만약 법적 다툼을 통해 주송전로 이용 권리를 확보하더라도 한전이 '몽니'를 부리면 이겨낼 재간이 없다. 한전이 원자력발전 생산전력의 증가로 주송전로 용량에 여유가 없다는 이유로 화력발전의 생산물량을 축소하면 동부발전당진으로선 사실상 대응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한전은 기저발전사업자들에게 급전 지시를 내리는 권한을 갖고 있다. 한전이 동부발전당진에 물량을 배정하지 않거나 적게 준다면 송전로 확보가 의미가 없는 셈이다. 원자력발전 재가동과 신규 건설 등으로 국내 전력수급이 안정화에 접어든 것도 동부발전당진에는 부담스런 부분이다.

M&A업계 관계자는 "매력적인 매물이라는 시장의 평가를 바탕으로 수월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됐던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한전이라는 큰 암초를 만났다"며 "동부발전당진 매각이 당분간 불투명해짐에 따라, 동부건설의 재무구조 개선 계획을 논의 중인 산업은행의 고민도 깊어질 것"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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