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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이어진 대원강업 지분확보 경쟁 '폭풍전야' [Company Watch]허씨 일가 지분 지속 매입.고려용접봉, 현대百 개입 이후 정중동

박창현 기자공개 2014-09-25 06:56:00

이 기사는 2014년 09월 22일 15: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적대적 M&A 위협에 노출된 대원강업을 지키기 위해 오너 일가가 보유 지분율을 계속해서 늘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사돈 기업의 도움까지 받으며 과반을 차지할 수 있는 우호 지분까지 확보했다. 다만 2대 주주 측이 여전히 보유 지분을 정리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지분 경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부품 전문업체 대원강업의 최대주주들은 올해 들어 주식 5만 6758주를 추가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지분 확보로 지난해 말 33.66%였던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율은 33.75%까지 늘어났다.

대원강업 주요주주 지분율 추이

올해 초 유병우 감사와 박길용 전 재무실장, 김도중 사외이사 등 임원들이 지분을 사들였고 이후에는 오너 일가인 허씨 주주들이 지속적으로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다. 사실상 허재철 대원강업 회장과 허승호 부회장 등 특수관계인 주주 명부에 포함되어 있는 모든 주주들이 주식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는 친인척인 허영조 씨가 1만 4000여 주를 장내에서 매수했다.

오너 지배주주가 친인척까지 총동원해 지분 확보에 나서는 이유는 대원강업이 적대적 M&A 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적대적 M&A 불씨를 지핀 장본인은 바로 고려용접봉이다. 양 사의 인연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량용 시트와 스프링 등 부품 소재를 생산하고 있는 대원강업은 국내외 자동차 시장이 커지면서 더불어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창업자인 허주열 명예회장이 2002년 별세한 이후 사실상 가족 경영 체제로 회사가 운영되고 있다. 현 대표이사이자 개인 최대주주(8.52%)인 허재철 회장은 창업주의 조카다.

2000년 대 들어 소재 개발부터 설계, 설비제작, 기술제공 등 스프링 생산 전과정을 아우르는 일관 생산체제를 구축하면서 고속성장 기틀을 마련했다. 실제 지난 2007년에는 연결기준으로 매출액이 6000억 원을 넘어섰다. 대원강업이 고속 성장 궤도에 오를 그 시점에 등장한 주주가 바로 고려용접봉이다. 고려제강 계열 금속가공업체인 고려용접봉은 지난 2007년 4월 오너인 홍민철 회장과 함께 처음으로 대원강업 지분을 취득한다. 그 때 확보한 지분이 8.2%였다. 이후 홍 회장 측은 꾸준히 지분을 늘리면서 2009년 말에는 지분율을 22.97%까지 높였다. 지배주주인 허씨 일가(35.42%)와 격차도 10%포인트 대로 좁혀졌다.

적대적 M&A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나온 시점에 현대백화점그룹이라는 백기사가 등장한다. 현대백화점그룹은 대원강업의 사돈기업이다. 정교선 현대백화점 부회장이 바로 허재철 회장의 맏사위다. 당장 2009년 4분기에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홈쇼핑이 지분 7.67%를 사들이면서 든든한 경영권 안전판이 돼준다.

현대백화점 개입 이후 고려용접봉은 기존 지분율(23.8%)을 수년 간 유지하다 지난 2012년 다시 지분을 사들이기 시작한다. 당장 2012년 2분기 0.3%의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더니 그 해 말에는 25.13%까지 지분율을 높였다. 그 결과 허씨 일가와의 지분율(32.44%) 격차는 한 자릿수로 줄어들었다.

고려용접봉이 다시 지분 확보 경쟁에 뛰어들자 지원군이 재투입됐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현대홈쇼핑과 함께 현대쇼핑과 금강에이앤디를 앞세워 지분을 매입했다. 곧바로 추격 매수에 나서면서 현대백화점 측은 지분율을 14.61%까지 늘렸다. 기타 우호 지분까지 포함해 사실상 과반 지분을 확보한 셈이다.

백기사의 등장으로 고려용접봉 측은 다시 숨고르기에 들어난 형국이다. 현대백화점의 2차 개입 이후 다시 일년 이상 기존 지분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백화점그룹 역시 이 기간 정중동 행보다.

다만 대원강업 오너 주주 측은 조직을 동원해 대규모 지분 확보에 나서기보다는 핵심 임원과 개별 친인척을 중심으로 소수 지분을 착실히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최근 2년 간 지분율 상승폭은 1.3% 포인트에 불과하지만 매분기 지분을 사들이면서 견조한 상승 곡선을 그려나가고 있다.

다만 2대 주주인 고려용접봉 측이 여전히 25%가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추가 지분 매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특히 가족 운영 기업의 특성 상 후계 승계 문제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다시 한번 지배구조가 요동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원강업 2대 주주(5.86%)이자 공동 대표이사인 허승호 부회장은 창업자 허주열 명예회장의 장손자다. 허재철 회장은 허주열 명예회장의 동생인 허송렬 명예회장의 장자다. 현재는 당숙과 조카가 회사를 공동 경영하고 있는 셈이다.

대원강업 관계자는 "고려용접봉 측이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지속적으로 지분 매집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방어 차원에서 지분을 늘려나가고 있다"며 "다만 우호 지분까지 포함해 과반 이상의 지분을 사실상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경영권에 대한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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