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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note]'시니어 창업시대'를 기다리며

이영아 기자공개 2025-04-08 14:47:56

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봄에만 꽃이 피란법 있습니까. 코스모스는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핍니다.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든 도전할 수 있고, 도전할 시기는 각자가 정할 뿐입니다."

최근 취재 중에 만난 어느 스타트업 대표의 말이다. 그는 4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창업에 나섰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뒤로 하고 내린 결정에 주변에선 다들 만류했다고 하지만 보란 듯 성공해서 시니어 창업의 성공 사례가 되겠다는 포부다.

4050세대로 대표되는 중장년층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창업의 주축 세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기업 대표자 연령대 비중은 40대가 25.8% 차지해 가장 많았다. 30대(24.7%)보다 높다.

흔히 창업은 젊음의 전유물로 여겨지곤 한다. 도전과 패기를 젊음이란 키워드와 쉽게 연결 짓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창업 정책에도 이러한 시선이 반영돼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성공패키지'를 비롯한 대부분의 정책은 지원 대상을 만 39세로 한정 짓는다. 모험자본 육성책도 마찬가지다. 모태펀드는 만 39세 이하 대표 대상 청년창업 펀드를 운용한다.

사회적인 변화로 수명은 길어졌고 퇴직은 빨라졌다. 시니어 창업자들은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 퇴직 연령은 만 49세다. 정년퇴직 연령은 만 60세다. 하지만 이를 포용할 수 있는 제도적인 고민은 부족하다.

50세가 넘어 창업 한 김철범 딥플랜트 대표는 "지난해 중장년의 희망 근로 연령은 73세였지만 실제 퇴직 나이는 50살이 되지 않는다"며 "퇴직 이후 크게 재취업과 창업을 선택할 수 있는데 중장년 입장에서 쉬운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곧 다가올 시니어 창업시대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장년이 쌓아온 경력과 인맥을 활용하면서 밑바닥부터 두들겨보고, 맞춤형 교육도 참여하며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만 39세로 제한된 정부 지원사업 연령 범위를 넓히고 중장년을 위한 특화 창업 교육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혁신은 젊음의 특권이 아니다. 젊음은 자연이 준 선물이지만 연륜은 인간이 만든 예술 작품이다. 도전과 패기, 그리고 연륜을 스타트업 정신으로 부를 수 있기를 바란다. 가을에 가장 예쁘게 피어날 코스모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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