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5년 04월 07일 07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봄에만 꽃이 피란법 있습니까. 코스모스는 가을에 가장 예쁘게 핍니다. 창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든 도전할 수 있고, 도전할 시기는 각자가 정할 뿐입니다."최근 취재 중에 만난 어느 스타트업 대표의 말이다. 그는 40세가 훌쩍 넘은 나이에 창업에 나섰다. 내로라하는 대기업을 뒤로 하고 내린 결정에 주변에선 다들 만류했다고 하지만 보란 듯 성공해서 시니어 창업의 성공 사례가 되겠다는 포부다.
4050세대로 대표되는 중장년층이 스타트업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창업의 주축 세대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창업기업 대표자 연령대 비중은 40대가 25.8% 차지해 가장 많았다. 30대(24.7%)보다 높다.
흔히 창업은 젊음의 전유물로 여겨지곤 한다. 도전과 패기를 젊음이란 키워드와 쉽게 연결 짓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나라 창업 정책에도 이러한 시선이 반영돼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창업성공패키지'를 비롯한 대부분의 정책은 지원 대상을 만 39세로 한정 짓는다. 모험자본 육성책도 마찬가지다. 모태펀드는 만 39세 이하 대표 대상 청년창업 펀드를 운용한다.
사회적인 변화로 수명은 길어졌고 퇴직은 빨라졌다. 시니어 창업자들은 필연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평균 퇴직 연령은 만 49세다. 정년퇴직 연령은 만 60세다. 하지만 이를 포용할 수 있는 제도적인 고민은 부족하다.
50세가 넘어 창업 한 김철범 딥플랜트 대표는 "지난해 중장년의 희망 근로 연령은 73세였지만 실제 퇴직 나이는 50살이 되지 않는다"며 "퇴직 이후 크게 재취업과 창업을 선택할 수 있는데 중장년 입장에서 쉬운 선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곧 다가올 시니어 창업시대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장년이 쌓아온 경력과 인맥을 활용하면서 밑바닥부터 두들겨보고, 맞춤형 교육도 참여하며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만 39세로 제한된 정부 지원사업 연령 범위를 넓히고 중장년을 위한 특화 창업 교육을 만드는 것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혁신은 젊음의 특권이 아니다. 젊음은 자연이 준 선물이지만 연륜은 인간이 만든 예술 작품이다. 도전과 패기, 그리고 연륜을 스타트업 정신으로 부를 수 있기를 바란다. 가을에 가장 예쁘게 피어날 코스모스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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