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그룹 '해외자산' 줄줄이 남의 손에 중국·유럽·북미 알짜 자회사 매각...글로벌 화주 운송계약 축소
김익환 기자공개 2014-10-21 08:30: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17일 15시4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TX그룹 계열사의 알짜 해외자산이 줄줄이 새나가고 있다. 법정관리로 계열사가 뿔뿔이 흩어진 후,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산을 해외에 매각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적잖은 자금·인력을 투입해 일궈낸 자산이 유실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17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9월중 주채무계열 소속기업체 변동 내용'에 따르면 STX조선해양은 10개의 해외 자회사를 계열사에서 제외했다.
STX대련집단으로 묶인 △ STX(대련)조선유한공사 △ STX(대련)중공유한공사 △ STX(대련)해양중공유한공사 등은 중국 현지서 기업회생절차를 진행해 STX조선해양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아울러 △ STX캐나다마린(STX Canada Marine) △ STX US마린(US Marine) △ STX 핀란드(STX Finland OY)와 STX핀란드 법인의 4개 자회사도 매각하면서 역시 계열사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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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은 신성장 동력 확보 차원에서 2012년까지 중국 대련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대련에 직접투자한 금액만 8500억 원에 달했고, 적잖은 국내 협력회사가 대련에 함께 진출해 상생경영의 모델로도 꼽혔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이 이어지면서 수천억원대 손실이 났고, 모회사인 STX그룹의 법정관리에 따라 STX 그룹 계열사인 STX대련집단의 6개 자회사는 중국 법원에 중정(중국 기업회생절차)을 신청했다. 중정은 국내 기업회생절차와 비슷한 제도다.
중국 법원은 STX대련집단에 대한 관리인을 선임해 자산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3자 매각 등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국내 조선업계의 영업여건이 크게 악화되고 있어, STX대련 계열사를 국내업체가 다시 가져오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업체의 인수가 유력해 보인다.
금융감독원 '9월중 주채무계열 소속기업체 변동내역'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STX엔진 중국 계열사인 △ STX(대련)엔진유한공사 △ STX(대련)금속유한공사 △ STX(대련)중형장비유한공사 등도 중국법원에 중정을 신청하면서, 올해 초 계열사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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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에는 STX조선해양이 STX캐나다마린(STX Canada Marine)을 이탈리아 국영조선업체 핀칸티에리에 100억 원 안팎에 매각했다. STX캐나다마린은 선박 설계·엔지니어링 전문업체로 캐나다 벤쿠버에 본사를 두고 있다. 지난 9월에는 STX핀란드를 핀란드 정부와 독일 조선업체 마이어베르프트 컨소시엄에 매각하기도 했다.
이와 별도로 지난해 STX그룹에서 계열분리된 팬오션도 해외자산 유실을 막지 못했다. 글로벌화주와 맺은 장기운송계약 규모가 크게 줄어들어든 게 대표적이다. 팬오션은 글로벌 펄프업체 피브리아와 맺은 우드펄프(WOODPULP) 장기 운송계약금액이 종전 5조 6181억 원에서 1조 3243억 원으로 줄었다고 지난달 26일 공시하기도 했다.
팬오션은 지난 2010년 10월 STX팬오션은 피브리아와 52억 달러 규모의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2012년부터 25년간 20척의 펄프운반선을 투입해 피브리아의 펄프를 운송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팬오션이 펄프운반선을 발주한 STX대련 조선소가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펄프운반선을 제때 인도받지 못하게 되면서 운송계약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따라 피브리아와 팬오션간 운송계약 규모를 줄이기로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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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STX그룹의 계열사의 해외자산 유실은 이어질 전망이다. STX조선해양은 자회사로 프랑스 생나제르 조선소를 운영하며 크루즈선과 군함을 건조하는 STX프랑스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법정관리로 STX가 애써 쌓은 해외자산을 줄줄이 정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알짜자산이 많은데 무조건 해외매각을 추진하는 게 맞는지 제고해볼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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