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컴퍼니, 포스화인에 '공격적 베팅'한 이유 대한시멘트 통한 물류비 절감, 영업권 확대 가능… 공격적 입찰가 제시
정호창 기자공개 2014-10-23 08:26:08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1일 08시2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앤컴퍼니가 포스화인 인수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지난 2012년 인수한 대한시멘트와의 시너지 효과가 꼽힌다. 입찰에 참여한 다른 후보들과 달리 한앤컴퍼니의 경우 포스화인을 인수해 대한시멘트와 연계하면, 물류비 절감과 영업권 확대 등 상대적으로 월등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공격적인 입찰가 제시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21일 인수합병(M&A)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포스화인 본입찰에 참여한 후보 중 최고 입찰가를 제시해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최근 국내 M&A시장에서 이뤄지는 인수 거래의 평균치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의 인수가를 써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초 M&A업계에서는 포스화인의 예상 매각가격을 기업가치(EV) 기준 500억~600억 원 수준으로 평가해왔다. 포스화인이 지난해 기록한 상각전 영업이익(EBITDA) 75억 원에, 인수 거래 평균 밸류에이션인 에비타 배수(EV/EBITDA) 7~8배를 적용해 산출한 가격이다.
M&A업계 일각에서는 한앤컴퍼니가 포스화인 인수가격으로 에비타 배수(EV/EBITDA) 10배 내외의 입찰가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경우 포스화인의 몸값은 기업가치(EV) 기준 700억 원을 넘게 된다.
이는 한앤컴퍼니가 기업 인수 후 재매각을 통한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임을 고려하면 쉽게 이해하기 어려울 만큼 높은 밸류에이션이다.
하지만 이번 포스화인 인수전에서 한앤컴퍼니의 위치를 PEF나 재무적 투자자(FI)가 아닌 전략적 투자자(SI)로 이해하면 이는 충분히 수용 가능한 밸류에이션이 된다. 한앤컴퍼니는 이번 딜을 2012년 인수한 대한시멘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두고 나섰기에 사실상 SI로 보는 것이 정확한 시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당초 포스화인 인수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이미 슬래그시멘트 업체인 대한시멘트와 한남시멘트를 보유한 상태라, 슬래그파우더를 생산하는 포스화인을 인수할 경우 설비 중복으로 인한 효율성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시멘트 경영진들의 요청에 의해 인수 검토를 진행했고, 실사 과정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발견하게 됐다. 한앤컴퍼니는 면밀한 분석을 통해 결국 포스화인을 인수하기로 내부방침을 정했다.
한앤컴퍼니가 발견한 시너지 효과는 포스화인을 인수해 대한시멘트와 연계하면 물류비 절감과 영업권 확대가 가능해 현재보다 큰 폭의 매출 신장과 수익성 향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포스화인에서 생산하는 슬래그파우더나 대한시멘트가 생산하는 슬래그시멘트 등은 모두 분체(가루) 제품이다. 분체 형태의 제품은 단위 면적당 무게가 많이 나가 물류비 부담이 매우 높다. 국내 시멘트 업체들의 영업권역이 제한돼 있는 이유도 바로 이 물류비 부담 때문이다.
포스화인 역시 공장이 위치한 광양 인근에서만 영업활동을 해 왔다. 슬래그파우더에 대한 수요가 큰 수도권이나 충청권까지 영업권역을 확장하기에는 물류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단가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 문제를 대한시멘트가 해결할 수 있다. 분체 제품처럼 단위당 중량이 많이 나가는 제품은 철도나 벌크트럭을 통한 육상 운송보다 선박을 이용해 해상 운송하는 것이 물류비 부담이 훨씬 적다. 대한시멘트는 광양항을 통해 제품과 원재료를 수송할 수 있는 벌크선을 자체 보유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운송 네트워크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한앤컴퍼니가 포스화인을 인수한 뒤 대한시멘트의 운송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포스화인의 영업권역을 충청권과 수도권까지 확대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포스화인의 매출과 수익성은 물론이고, 기업가치(EV) 또한 전보다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
관련업계에서는 한앤컴퍼니가 포스화인을 인수할 경우 연간 물류비만 현재보다 수십 억 원 가량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화인의 지난해 에비타(75억 원)를 감안하면 당장 내년부터 최소 100억 원 이상의 상각전 영업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런 시너지 효과를 밸류에이션 계산에 반영하면 한앤컴퍼니가 만약 포스화인을 기업가치(EV) 기준 750억 원 이상의 가격으로 인수한다 해도 실질 밸류에이션은 에비타 배수(EV/EBITDA) 7배 정도에 그치게 된다. 예상 시너지 효과가 클수록 실질 거래 밸류에이션은 낮아진다. 한앤컴퍼니가 다른 인수 후보들을 압도할 만큼 공격적인 입찰가를 제시할 수 있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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