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제철-동부특수강 연합, 세아 해결책은? 현대차그룹, 밸류체인 완성...세아, 현대차향 매출 감소 불가피 '플랜B' 마련해야

김장환 기자공개 2014-10-27 09:10: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4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생산 수직계열화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세아그룹은 사실상 독점하던 시장에 현대차를 등에 업은 대형 사업자가 들어와 향후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연 어떤 방식의 대응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24일 투자금융(IB) 업계에 따르면 전날 실시한 본입찰을 거쳐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됐다. 정확한 입찰가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지만 세아홀딩스는 2000억 원대 중반, 현대제철은 3000억 원 초반 가격을 써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주관사와 현대제철은 내달 말까지 본계약을 거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면 내년 초 모든 인수 절차가 종료 된다. 주로 시장 점유율을 토대로 과점사업자냐 아니냐를 따져 이뤄지는 결합 심사인 만큼 별 무리 없는 통과가 예상된다.

clip20141024100118

본계약 완료 후 현대제철이 자동차 특수강 2차가공 사업 진출에 성공하게 되면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생산 체계의 완벽한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게 된다. 현대제철(특수강 선제)→동부특수강(2차가공)→화스너(볼트, 너트)→현대·기아차(완성차)로 이어지는 생산라인의 수직계열화가 가능하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 인수에 실패하더라도 하공정(2차 가공) 진출을 염두에 뒀던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송충식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필두로 지난 7월부터 태스크포스팀(TFT)을 만들고 동부특수강 인수전을 진행했던 현대제철은 2차 가공 사업 진출을 이미 확정했다. 정몽구 회장에게 이미 보고, 결제까지 받은 사안이었다.

사실 2차 가공 사업에 별도로 진출했다면 생산라인 설립이 드는 자금이 동부특수강 인수 가격보다도 낮았을 수도 있었다. 특수강 업계에 따르면 CHQ와이어 등 특수강 2차가공 제품 40만 톤가량을 생산할 수 있는 라인을 까는데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자금은 1500억 원 수준이다.

그럼에도 동부특수강 인수를 고가에 밀어붙였던 것은 기술력 문제가 가장 크다. 상공정(특수강) 자체도 처음 해보는 사업이다. 현대제철은 내년 1월 완료를 목표로 당진공장에 1조 원가량을 투자한 연산 100만 톤 규모의 특수강 기계설비 공사를 진행 중이다. 본격적인 상업 생산시점은 2016년 2월로, 품질 자체를 당분간 보장하기가 어려운 상태였다.

여기에 현대제철이 만든 특수강을 받아갈 만한 2차 가공 사업자를 찾기도 쉽지 않은 상태였다. 동부특수강은 50만 톤 규모 선제를 모두 포스코로부터 받아오고 있었고 세아특수강 역시 이는 마찬가지였다. 더구나 특수강 시장 국내 1위 사업자인 세아특수강이 그룹 계열 세아베스틸(상공정)의 경쟁사로 떠오른 현대제철 물량을 받아올 리는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든 2차 가공 사업 진출이 불가피했다.

동부특수강 인수에 성공하면서 현대제철은 모든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초보 사업자임에도 생산 선제를 안정적으로 받아갈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벤더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 밑그림도 완벽히 그릴 수 있게 됐다. 어느 모로 보나 이번 동부특수강 인수는 현대제철에 엄청난 득이 되는 딜이 됐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것은 세아그룹이다. 세아특수강은 현대·기아차에 2차 벤더를 거쳐 들어가는 특수강 2차가공 물량의 최대 공급자였다. 세아특수강 매출의 80%가량이 현대·기아차 향인 것으로 전해져왔다. 현대제철이 동부특수강을 통해 안정적 생산 체계를 완성하고 나면 그만큼 매출 감소가 불가피해진다는 얘기다.

세아그룹의 동부특수강 인수 실패는 결국 심각한 위기상황을 낳게 만드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주요 계열사인 세아베스틸(상공정), 세아특수강 양쪽 모두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로 이어지는 납품 물량 감소가 기정사실화된 만큼 '플랜B' 마련이 불가피하다. 과연 어떤 대응책을 내놓을지 업계의 관심을 끄는 이유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지난해 특수강 시장 진출을 선언했을 때부터 일본 및 독일 등 글로벌 고급 차량으로 수출량 확대, 해외 제강 메이커와 협업 등 다양한 대응책을 생각해오고 있다"며 "그동안 자동차향 비중이 높았다면 앞으로는 건설, 기계, 조선 공급량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가는 방식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