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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특수강 매각 미뤄지는 진짜 이유는 포스코-세아 가격측면 이견…딜 장기화, 무산 가능성마저 거론

김장환 기자공개 2014-10-30 08:35:00

이 기사는 2014년 10월 29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특수강 매각이 지연되고 있는 진짜 이유는 가격적인 측면에서 세아그룹과 포스코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항간에는 노조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의 과도한 요구 때문에 매각이 미뤄지고 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작 세아그룹 측에서 가격을 크게 낮춰 부르면서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후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세아그룹은 1조 원대 미만 가격을 부르고 있는 반면 포스코는 이를 훨씬 뛰어넘는 가격이 아니면 포스코특수강을 매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세아그룹은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과 과거 프리IPO시 주당 가격을 토대로 값을 낮춰 부르고 있고, 포스코는 순자산 가치를 중점으로 매각가를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딜에 정통한 관계자는 "노조를 중심으로 한 비대위가 요구하고 있는 5년간 100% 고용승계, 매각대금의 10% 지급 등은 이번 딜(deal)이 지연되고 있는 진짜 이유가 아니다"라며 "정확한 가격을 아직 밝힐 수는 없지만 중점은 세아그룹이 크게 낮은 가격을 부르면서 포스코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비대위 측 관계자는 아직까지 세아그룹이나 포스코 측에서 실사를 요구한 적조차 없다고 전했다. 만약 양측의 협상이 이미 이뤄졌다면 포스코특수강 비대위 등과 협상에 나섰을 테지만 지난달 1차 협상 이후 포스코는 비대위 측에 특별한 언질을 주지도 않았다. 한 마디로 양측의 가격 협상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매각이 지지부진 미뤄지고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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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말 기준 EBITDA를 기준으로 포스코특수강 인수가를 살펴보면 상당히 낮은 수준에 가격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 지난해 포스코특수강이 거둔 영업이익은 420억 원, 감가상각비와 무형자산상각비는 각각 8억 원과 5억 원이다. 이를 토대로 보면 EBITDA는 433억 원에 그친다. 매각가 산정시 상당히 후한 가격이라고 볼 수 있는 10배수를 적용해도 4330억 원을 넘지 않는다.

다만 지난해는 포스코특수강이 유례없는 수익성 악화를 겪은 시기였다는 점에서 세아그룹 역시 이를 토대로 인수가를 고려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만 하더라도 포스코특수강은 797억 원대 영업이익, 811억 원의 EBITDA를 기록했다. 여기에 10배수를 적용하면 8110억 원대 가격이 산정된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붙인다고 하더라도 1조 원을 넘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아울러 과거 프리IPO를 실시할 당시 지분 가격을 대입해봐도 1조 원은 넘지 않는다. 지난해 8월 미래에셋PE, IMM PE는 총 2500억 원을 들여 포스코특수강 전환우선주를 인수했다. 당시 인수 가격은 주당 2만9000원. 여기에 포스코가 가지고 있는 주식수(2600만 주)를 곱하면 세아그룹이 인수할 지분의 총 가격은 7540억 원이다. PEF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모두 사들여도 1조 원을 간신히 넘는 수준이다.

하지만 포스코는 향후 기업공개가 이뤄지면 실질적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지분의 가치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프리IPO 당시 가격보다 순자산가치를 기준으로 값을 봐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포스코특수강의 자본총액은 1조2210억 원으로 이 정도 수준의 값을 세아그룹 측에 요구하고 있다는 얘기다.

가격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 차이가 이처럼 크게 벌어지면서 포스코특수강 매각은 장기간 미뤄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특히 양측이 협상을 완료하더라도 향후 노조와 협상 등 절차가 지지부진 미뤄질 가능성도 크다. 때문에 포스코특수강 매각이 올해를 넘기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된 동시에 딜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마저 점차 불거지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세아그룹이 동부특수강 인수에 실패하면서 중장기적으로 수익성 침체가 불가피한 만큼 이제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기댈 만한 곳은 포스코특수강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포스코특수강 인수마저 무산될 경우에는 향후 어떤 방식으로 활로를 모색할지 상당한 부담에 시달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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