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4년 11월 07일 08: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ELS 시장은 지난달 월 발행액이 8조 원을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ELS 등 시뮬레이션을 이용해 평가하는 상품의 수량이 늘어날수록 평가 및 리스크(Value at Risk) 산출시간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리스크 관리 부서에서는 ELS 발행이 많아진 만큼 고민도 커진 것이다.

◇ ELS 발행 증가에 따른 리스크량 산출 시간 증가…소프트웨어적 접근으로 해결

대부분의 증권사가 같은 문제에 빠졌을 때 대신증권은 발상의 전환으로 리스크 평가 시간과 비용을 크게 절약했다. 단순히 하드웨어 용량 확장이 아닌 소프트웨어적 접근으로 업계 공동의 문제에 스마트한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대신증권은 제5회 'thebell Risk Manager Awards'에 '신개념 평가모듈 도입을 통한 효율적 리스크 산출 및 적시적 리스크 관리'라는 주제로 응모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ELS 상품 성격상 같은 기초자산을 주식으로 한 상품이라도 어제와 오늘 2번 발행이 됐으면 2개의 종목으로 취급, 각각 리스크 값을 계산해야 한다. 그만큼 ELS 발생의 증가에 따라 리스크관리시스템 산출 시간은 길어진다. ELS의 리스크량을 산출하기 위해서는 기초자산의 미래예상가격에 대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쳐 가치를 평가하고 250일 과거데이터를 바탕으로 재차 시뮬레이션을 돌려 히스토리컬 VaR(Historical VaR)를 산출하기 때문에 ELS 발행이 증가할수록 리스크 산출시간이 늘어나는 원리다. 이에 따라 리스크 값이 익일 장 시작 후에 산출되기도 하는 등 한도관리와 리스크 모니터링에 어려움이 발생했다.

△대신증권 신구 시스템 리스크 값 산출 및 종료시간 비교

통상적으로는 늘어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하드웨어 용량을 늘린다. 서버를 병렬로 연결해 많은 수의 연산을 동시에 진행하는 그리드(Grid) 시스템 방식이다. 하지만 하드웨어 증설은 ELS와 같이 연산에 시간을 크게 소모하는 상품 발행이 늘어나는 속도에 맞춰 증설하는 것으로 임시방편적인 성격이 강했다.

◇ 신규모듈 도입 리스크량 산출 시간 30% 이상 감소…하드웨어 수수료도 절약

대신증권도 그리드방식을 검토했지만 신규모듈을 개발하는 개선안을 택했다. 패쓰(path)를 재활용하는 방법의 소프트웨어적인 접근이다. ELS 평가시 시뮬레이션에서 산출 되는 기초자산의 미래예상가격의 패쓰를 ELS 평가 산출시마다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기초자산의 경우 패쓰 산출을 위한 시뮬레이션 난수 값을 고정시키는 방법이다. 쉽게 말해 ELS의 종목은 다양하지만 기초로 하는 자산의 가지수가 지수나 우량주 등으로 많지 않다는 데 착안해, 개별 종목이 아닌 기초자산의 리스크값을 계산해 각 종목에 적용시키는 방식을 쓴 것이다.

대신증권이 새 모듈을 도입하면서 리스크량 산출 시간은 30% 이상 단축됐다. 모듈을 새로 도입하기 전에 시장 리스크량 산출에 소요된 시간은 12시간 10분이었는데 4시간으로 단축됐다. 신용리스크 산출 시간도 기존 4시간 30분에서 1시간 30분으로 크게 감소했다. 덕분에 익일 장시간을 넘겨 값이 산출되던 것도 평가모듈변경과 SAS엔진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시장리스크는 오전 6시 30분 종료, 신용리스크는 오전 8시에 종료될 수 있었다.

또 모듈 자체가 시간과 용량을 절약해주기 때문에 추후 하드웨어 증설 필요성도 줄였다. 특히 관련 하드웨어는 증설에 따라 라이선스 수수료를 지급하는 구조라 고정비용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