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김재열의 이동…제일기획 '분가론' 힘받나 미묘한 시점에 스포츠총괄 사장으로, '제일기획=이서현' 각인 평가

권일운 기자/ 문병선 기자공개 2014-12-03 08:43:00

이 기사는 2014년 12월 01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 이서현 사장(사진)의 남편인 김재열 삼성엔지니어링 경영기획총괄 사장이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김에 따라 중장기적인 제일기획의 '분가(分家)'론이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제일기획은 이서현 사장 몫으로 거론되던 삼성그룹 계열사로, 김 사장의 이동은 이서현 사장의 제일기획에 대한 권리 인정을 더욱 각인해 주는 사안으로 평가된다.

제일기획은 최근 자사주를 삼성전자에 넘기며 그룹 지배구조 개편 대상에 본격적으로 합류한 삼성그룹 광고 계열사다. 잇따른 지배구조 및 사장단 변화에서 이서현 사장의 계열분리 밑그림이 윤곽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은 1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경영기획총괄을 담당하던 김 사장이 제일기획의 스포츠사업총괄로 자리를 옮긴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고 김병관 동아일보 회장의 차남으로, 이건희 회장의 둘째 사위다. 빙상연맹 회장과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맡으며 스포츠 분야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였다.

그가 제일기획으로 자리를 옮긴 표면적인 이유는 스포츠 사업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제일기획은 올 들어 스포츠 부문에서 잇따라 몸집을 불려 왔다. 지난 4월에는 삼성전자의 100% 자회사였던 프로축구단 수원삼성블루윙즈(법인명 삼성전자축구단)를 인수한 데 이어 8월에는 각각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소속이던 남녀 프로농구단을 양도받았다. 아직까지는 제일기획 내 스포츠 부문을 총괄하는 별도의 사업부문이나 본부가 없지만, 담당 사장이 생긴 만큼 내부 조직개편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서현·김재열 부부는 삼성그룹의 광고 및 패션, 그리고 스포츠 분야에서 활발하게 경력을 쌓아 왔다. 김 사장은 삼성그룹 내에서 제일모직(현 삼성SDI)에서 처음 보직을 받았고 이후 사장 승진때까지 제일모직에서 재직하다 2011년부터 삼성엔지니어링에서 근무했다. 이서현 사장은 2009년부터 제일기획의 사장을 맡았고 지난해 말 패션 사업체가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으로 양도되자 작년 말부터 제일모직 사장을 겸임 중이다.

그래서인지 광고 계열사인 제일기획과 패션 사업체인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 패션 사업부는 삼성그룹 3세 경영자간 후계분할 구도를 전망할 때 늘 이서현 사장 몫으로 거론됐다. 하지만 전망만 있었을 뿐이다. 이서현 사장이 이 사업체들의 지분을 직접 보유하게 될 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실한 단서가 없었고 구체적 움직임도 없었다.

그러나 약 15년여만에 제일기획 대주주 순위가 바뀌는 등 최근들어 구체적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앞서 제일기획은 지난달 26일 자기주식 1150만 주(10%)를 삼성전자에 넘겼다. 이 거래의 결과 미래 어느 시점에 삼성전자가 삼성전자홀딩스 및 삼성전자로 기업 분할을 하고 이후 삼성전자홀딩스와 제일모직이 합병을 하게 되면 제일기획은 제일모직 및 삼성전자홀딩스간 합병법인(가칭 삼성홀딩스)의 자회사가 된다.

제일기획이 가칭 삼성홀딩스의 자회사가 되면 이서현 사장의 분가가 용이해진다. 이서현 사장은 미래 시점에 보유(현재 8.37%) 중인 제일모직 지분을 주고 그 대가로 패션사업과 제일기획을 따로 떼어내 가져가면 된다. 계열분리가 매우 쉬운 지분구조로 바뀌고 있는 셈이다.

김 사장의 이동은 이런 거래가 나온 이후 단행됐다.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삼성엔지니어링 재임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추측됐으나 예상보다 빠르게 제일기획으로 이동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의중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최근들어 제일기획 관련 거래나 인사가 부쩍 늘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과 이서현 사장간 모종의 합의가 있었거나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눕기 전 관련 사항을 미리 지시해 놓았을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삼성그룹은 직무 연관성을 감안한 인사결정으로 후계분할 구도와는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