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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준 회장, 추모식에서 다진 결의 [thebell note]

강철 기자공개 2014-12-16 08:15:54

이 기사는 2014년 12월 15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13일 국립서울현충원 17묘역에서 고 박태준 포스코 회장의 3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영하 7도의 추운 날씨 속에 열린 추모식에는 권오준 포스코 회장과 전임 회장이었던 황경로 한국금방공업 회장, 정명식 포스코 중우회장, 정준양 포스코 고문 등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권오준 회장에게는 취임 후 처음으로 맞는 추모식이었다. 권 회장은 참배가 끝난 후 기자에게 "미국에서 공부하던 시절부터 박태준 회장과 인연을 이어왔다. 박 회장은 고장력 자동차강판을 비롯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에 대한 열의가 상당했고, (권 회장에게) 획기적인 기술 개발과 관련한 과제를 주곤 했다"고 박 회장과의 추억을 반추했다.

현충원 참배가 끝난 후 포스코센터 1층 '박태준 부조상' 앞에서 박 회장의 업적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졌다. 권 회장은 추도사에서 "철강 본원 경쟁력을 강화하고 사업구조 재정비와 재무 건전성 개선, 메가 성장엔진 발굴에 힘쓰겠다"며 "박태준 회장께서 이루신 포스코의 위상을 되찾기 위해 멸사봉공(滅私奉公) 하겠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의 표정은 다른 어느 때보다 결의에 찬 듯 했다. 특히 사업구조 재정비를 비롯한 향후 경영 방향을 제시하는 부분에서는 목소리가 한층 높아졌다. 지금의 포스코를 있게 한 대선배 앞에서 반드시 사업구조 재편을 완수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다지는 듯 했다.

권 회장은 포스코 출범 이래 유래 없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두지휘 하고 있다. 하지만 추진 과정의 여러 장애물로 인해 예상보다 시점이 지연되면서 권 회장의 고민은 커졌다. 특히 동부패키지 인수 포기, 포스코특수강 매각으로 인한 직원들의 거센 반발 등을 거치며 겪었을 심적 고통은 상당했을 듯 싶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포스코특수강 매각을 완료하는 등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포스코의 본원 경쟁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과 결단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권 회장이 추도사 말미에 언급한 '고난과 도전에도 굴하지 않는 포스코 DNA'가 밑거름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권 회장은 취임 2년 차인 내년에도 강도 높은 사업구조 재편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참배 직후 기자에게 조만간 있을 인사와 조직개편 규모가 크지 않을 거란 뜻을 내비친 것은 내년에도 올해와 마찬가지로 경영 정상화 노력을 지속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추모식은 권 회장에게 있어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지는 심기일전(心機一轉)의 자리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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