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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 보증 KT 회사채, 증액 행진 이어갈까 [발행사분석]3000억 공모, 최대 4500억까지 가능…20년 초장기물 수요 얼마나

황철 기자공개 2015-01-22 16:22:38

이 기사는 2015년 01월 20일 16: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최초 공모 3000억 원, 최대 4500억 원 규모의 빅딜(Big Deal)로 올해 첫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국내 회사채 시장에서 가장 핫한 발행사로 통하는 KT의 등장에 우량채에 목마른 투심이 술렁이고 있다. AAA급 초우량 신용도, 연간 조달액 1조 원 이상, 최장 20년짜리 초장기 발행 등 각종 이슈를 몰고 다닌 장본인이다.

이들에게 거의 유일한 약점이라면 신용등급에 달려 있는 '부정적' 꼬리표다. 그러나 지난해 두 번의 회사채 발행에서 넘치는 투자 수요를 확인하며 2회 연속 증액 발행에 성공했다. 최근 크레딧 스프레드 역시 AAA급 내에서 가장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적어도 KT에 대한 시장의 시각에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다만 회사채 트랜치 별로 수요의 분포가 어떻게 형성될 지는 관심사다. 성장 정체에 빠진 통신산업에 대한 중장기적 전망이나 KT가 내놓은 청사진에 대한 시장의 평가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 '부정적' 전망 불구, 크레딧 스프레드 절대 안정

KT는 29일 최소 35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하기로 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착수했다. 5년물 1200억 원, 10년물 1300억 원, 20년물 500억 원으로 트랜치를 나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트랜치별 금액은 바뀔 수 있다. 최대 4500억 원까지 증액할 수 있다는 단서도 붙였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대표주관을 맡아 22일 수요예측을 실시한다.

회사채 흥행의 보증수표로 통하는 KT에 있어 수요예측의 실패를 우려하는 시각은 많지 않다. 각종 내우외환의 후유증에 시달린 지난해 발행에서도 최초 공모액의 무려 2.4배에 이르는 투자 수요가 몰렸다. 6월 5000억 원, 9월 7000억 원의 빅딜은 모두 최초 예정보다 2000억 원씩 증액해 탄생했다.

KT 회사채

KT의 인기는 AAA급 신용도를 갖춘 초대형 발행사라는 타이틀로만 이뤄진 것은 아니다. 투자자와의 협상력에서 우위를 갖춘 우량 기업이지만 시장과의 소통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 통한다. 발행 때마다 국내에서는 활성화하지 않은 크레딧 IR에 상당한 공을 들여 왔다. 트랜치를 다양화해 투자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힌 점도 흥행의 비결이다.

KT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가 각종 악재 속에서도 꾸준히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또한 시장의 이해도를 끌어올린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KT 5년물의 자기등급(AAA) 대비 민평 스프레드는 지난 1년간 -2bp~1bp를 오가고 있다. 사실상 AAA급 기준물로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최근 KT 실적의 턴어라운드 전망이 나오고 있는 점 역시 긍정적이다. 지난해 최악의 발행 여건에서도 최고의 흥행을 이끌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회사채 역시 무난한 수요 모집을 예상케 한다.

◇ 트랜치별 수요에 관심

그렇다고 KT에 약점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신용평가사별로 엇갈린 등급 전망은 눈엣가시로 남아 있다. 이번 회사채에도 한국신용평가는 AAA에 '부정적', NICE신용평가는 '안정적' 전망을 달았다.

현재 정황으로 보면 KT의 신용등급이 단기간 내 AA급으로 떨어질 가능성은 많지 않다. 국기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강력한 사업 지위는 평정 논리상 일정부분의 재무지표 저하를 상쇄해 주는 역할을 해 왔다.

사업안정성의 급격한 훼손이 발생하지 않는 한 일반 제조사와 동일한 선상에서 재무실적을 신용등급에 반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평가사별로 제시한 등급 하향 재무 트리거(trigger) 역시 여유롭진 않지만 맞춰가고 있다.

결국 관심은 트랜치별 투자 수요의 분포에 모아진다. 이에 따라 KT 회사채 발행의 주된 목적 중 하나인 차입구조 장기화를 어느정도 달성할 수 있느냐도 판가름나게 된다. 통신산업 시황이나 KT 실적에 대한 중장기적 전망에 대한 시장의 시각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초 우량 회사채에 투자하려는 대기 자금이 풍부해 AAA급 채권 수요가 부족한 일은 사실상 발생하기 어렵다"라며 "KT의 경우 공급량이 많은 기업이기 때문에 IB, 투자자 등 시장참가자 상호간 밀접한 관계만으로도 흥행이 보장돼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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