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채권, 제로금리·양적완화 덕 볼까 [Market Watch]유로화 약세, 당분간 발행 어려워..스왑 조건 개선 필요
이길용 기자공개 2015-02-06 09:46:29
이 기사는 2015년 02월 04일 08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유럽계 하우스들이 유로화채권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 유럽이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하면서 한국물에 대한 투자 수요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다만 양적완화로 유로화 약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은 부담이다. 유로화가 약세일 경우 스왑 조건이 악화돼 달러 스왑이 필요한 국내 발행사들의 수요는 줄어든다. 관건은 미국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로 유로화채권 발행 환경이 개선될지 여부다.
◇ 유로화채권 지난해 달러에 묻혀...제로금리·양적완화로 발행 기대감↑
지난해 초 유럽계 투자은행(IB)들은 유로화채권 호황을 기대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초저금리를 유지하면서 지속적으로 자금을 풀었지만 미국은 테이퍼링(tapering)과 금리 인상 이슈가 겹치면서 유로화 발행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고 점치는 뱅커들이 많았다.
기대는 빗나갔다. 지난해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RB)는 테이퍼링을 실시했지만 금리는 유지하면서 달러화 발행 환경은 악화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지난해 발행된 한국물(Korean Paper) 중 달러화 채권은 73%를 차지했다. 유로화채권은 4%에 그쳤다.
올해 초 유로화채권 발행 환경도 지난해 초와 유사하다. ECB는 지난달 22일 기준금리 0.05%를 유지하고 1조 1400억 유로의 양적완화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양적완화가 발표되기 전부터 시장은 미리 반응해 유럽 주요국(독일·프랑스 등) 국채 금리는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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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 ECB가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국내 발행사들이 유로화채권 발행에 나설 경우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유로존에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은 향후 스프레드를 축소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금리 면에서 유로화채권의 매력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 유로화 약세 부담...스왑 환경 지켜봐야
다만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유로화 약세는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최근 양적완화를 발표한 이후 유로당 달러화 환율은 1.13을 기록해 역대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1유로가 1달러와 같은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유로화 약세가 향후에도 지속된다면 국내 발행사들의 유로화채권 발행은 어렵다. 국내 발행사들은 유로화채권을 발행한 후 달러로 스왑(SWAP)해 국내로 자금을 들여온다. 달러가 아닌 통화로 채권을 발행했을 때 스왑도 금리만큼이나 중요한 고려 요소다.
시장 전문가는 "유로화 약세로 달러화와의 통화스왑(CRS) 금리가 낮아져 스왑 조건이 악화된 상황"이라며 "이같은 현상이 이어진다면 유로화채권 발행에 나서기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올해 미국 FRB의 금리 인상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미국 경기가 회복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수다. 금리 인상 시기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인상 여부에 대한 논쟁이 지속되면서 달러화 채권의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계 하우스들은 향후 미국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져 유로화채권 발행 환경이 개선되는 시기를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유로화는 유례가 없을 정도로 초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스왑 조건만 맞는다면 국내 발행사들이 관심을 보일 수 있는 시장"이라며 "다만 그동안 유로화채권 발행이 뜸해 벤치마크가 부족한 것은 약점"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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