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2월 25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동국제강 계열 한국철강 그룹이 수익성 한파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부담은 주력 계열사인 ㈜한국철강의 추락이다. 2년 전만 해도 1조 원이 넘었던 매출 규모가 지난해 7000억 원대로 주저앉았다. 그나마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는 점은 다행스럽지만 과거의 명성에 비해 부진한 건 마찬가지다.여기에 한국철강 그룹에 속해 있는 주력 계열들 대부분이 비슷한 시기 동반 추락을 시작했다. 2002년 한국철강 그룹에 인수된 환영철강공업은 지난해 2600만 원대 영업이익과 2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또 다른 계열사 한국특수형강은 이 기간 영업이익 16억 원, 당기순손실 201억 원을 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다.
한국철강 그룹 계열들의 이 같은 부진은 창업주 3세대 장세홍 대표이사를 향한 경영권 승계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부담으로 다가온다.
한국철강 그룹은 고 장경호 동국제강 창업주 6남 장상돈 회장이 이끌고 있는 회사로, 2001년 동국제강에서 계열분리된 곳이다. 장 회장은 그룹 회장직은 그대로 유지한 채 2년 전 ㈜한국철강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79세 고령의 나이로 접어들면서 아들 장세홍 한국철강 대표이사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기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됐다. 이 같은 움직임과 정확히 맞물려 그룹 계열들의 실적 악화가 시작된 셈이다.
뭐가 됐든 한국철강 그룹 계열들의 동반 실적 악화는 지나치게 단일 사업안에만 치중하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사업다각화 없이 계열 전반이 철강 분야에만 주력하고 있어 철강 경기 불황 앞에 도미노처럼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환영철강공업과 한국특수형강은 주력 품목이 '철근'으로 동일하다. 사업 영역이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음에도 굳이 별도의 회사로 끌어온 것은 위기 상황 속에서 다양한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는 평가로도 이어진다.
결국 경영권 승계가 본격화 된 시점에서 장 사장이 고민해봐야 할 점도 바로 이 부분인 듯하다. 일단 합리적 사업구조 개편안을 생각해봤으면 한다. 업계에서는 환영철강공업과 한국특수형강처럼 굳이 별도 회사로 끌어갈 필요성이 없는 곳들을 합병 등 방식으로 통합하는 고강도 구조조정도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한다. 사업기능 통합으로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리는 동시에 의사결정 과정을 보다 간소화하는 것이 위기 상황에서 보다 합리적인 처방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촌 기업인 동국제강이 올해 유니온스틸과 합병을 단행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아울러 신수종 사업을 성공적으로 찾아내는 것도 장 사장의 경영 능력 검증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조선, 기계를 전방산업으로 둔 철강 업황은 여전히 어둡고 긴 터널 속에 있다. 주력 계열들이 치중하고 있는 철근의 주 수요처인 건설경기 역시 회복세가 더디기만 하다. 이처럼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한국철강 그룹에 가장 필요한 것은 새로운 먹거리다. 만약 이를 찾아내지 못한다면 국내 철강 경기의 암울한 중장기 전망처럼 한국철강의 미래 역시 밝지는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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