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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 현금흐름 급속 악화 왜? 전기동가격 하락, 원재료 선제 매입..가격 안오르면 '毒'

김장환 기자공개 2015-05-18 08:27: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4일 16: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풍산의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 제품 판매 자체가 줄어든데다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동, 스크랩 등 원재료 품목 구입량을 크게 늘린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풍산의 2014년 별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05억 원으로 전년 1036억 원 대비 10분의 1 토막났다. 2013년까지만 해도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된 현금이 1000억 원 넘었지만 지난해에는 그만큼 줄었다는 의미다.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에 가장 악영향을 미친 항목은 재고자산이다. 전년 말 5881억 원이었던 재고자산이 지난해 말 6566억 원으로 685억 원 가량 증가했다. 매출채권도 332억 원 정도 늘었지만 동시에 매입채무도 비슷한 수준(307억 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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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자산의 대부분은 원재료가 차지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재고자산 항목을 보면 미착원료가 1432억 원으로 비중이 가장 높다. 미착원료는 주문에 들어갔지만 아직까지 납품 받지 못한 원재료를 말한다. 수송 특성상 해외에서 원재료를 수입하게 되면 주문과 납기에 차이가 발생해 이처럼 미착원료로 표시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원재료 구입 물량을 지난해 이처럼 크게 늘린 것은 주요 자재들의 가격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된다. ㈜풍산은 전기동, 스크랩, 아연, 니켈 등을 원재료로 동합금 판·대, 주석도금재 등 산업용소재 및 방위산업 군용탄 등 생산·판매를 주업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 비중을 보면 산업용소재가 44.3%, 방산사업이 32.7%를 차지했다.

주요 원재료로 쓰이는 전기동의 국제 시세를 보면 2013년 10월 말 1톤당 809만7000원에 거래됐던 가격이 지난해 같은 시기 739만9000원까지 하락했다. 1년새 등락을 거듭했지만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70만 원 가까이 가격이 빠졌다.

전기동은 ㈜풍산이 사들이는 원재료 중에서도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풍산이 사들인 원재료 매입액은 총 1조1798억 원으로 이 중 전기동이 5285억 원을 차지해 44.8%대 비중을 보였다. 뒤를 이어 스크랩이 34.9%(4114억 원), 아연 5.5%(653억 원), 니켈이 2.9%(346억 원)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전기동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풍산은 지난해 서둘러 원재료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저가일때 매입한 재료로 제품을 생산해 마진율을 그만큼 높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에서다. 이를 위해 자금 유출을 급격히 늘리다 보니 재고자산이 쌓이고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다만 향후 전기동 가격이 상승하게 되면 ㈜풍산의 이 같은 판단은 묘수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전기동 가격 하락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3일 기준 전기동의 국제 가격은 1톤당 699만2157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더욱 떨어졌다. 향후 가격 반등 전망보다는 추가적인 하락이 이어지거나 비슷한 가격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풍산 입장에서는 지난해 쌓아놓은 고가의 원재료로 당분간 제품을 생산해야 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역시 마찬가지다.

여기에 최근 매출 규모마저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면서 부담을 높이고 있다. 지난해 별도기준 ㈜풍산 매출은 2조2434억 원으로 전년 보다 5.5% 줄었다. 이 기간 영업이익 역시 1295억 원으로 5.8% 줄었다. 파생상품평가이익으로 영업외이익을 거두면서 순이익은 같은 기간 10.3% 증가한 93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 부진은 원재료 매입 비중 확대와 함께 지난해 재고자산을 늘려 현금흐름을 악화시킨 또 다른 원인이 됐다. 지난해 ㈜풍산의 제품 재고자산은 110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46억 원 늘었다. 팔지 못한 제품을 그대로 재고자산으로 쌓아둔 탓이다. 이로 인해 ㈜풍산은 역대 최악 수준의 현금흐름으로 지난 한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올해 역시 이로 인한 압박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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