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투자목적 적립금 축적 재개 올 1분기 650억 확보…선박 건조자금 마련 등 투자 목적
김창경 기자공개 2015-05-21 09:21:00
이 기사는 2015년 05월 19일 15: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3년 말 법정관리를 졸업한 대한해운이 2년 만에 다시 적립금을 쌓기 시작했다. 적립금은 향후 기업의 투자활동, 손실보전 등에 쓰이는 재원이다.대한해운은 이번에 쌓은 적립금을 선박 건조에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해운이 정상화 궤도에 오르기 위한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대한해운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해운은 지난 1분기 이익잉여금에서 650억 원을 빼내 적립금으로 쌓았다. 그 결과 지난해 말 0원이던 적립금이 650억 원으로 늘어났다. 대한해운은 지난 2012~2013년 261억 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2013년 말 기준 8723억 원에 달하는 결손금을 메우는 과정에서 모두 소진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적립금은 상당부분 법정적립금으로 주주총회의 결의로 결손금 보전과 자본전입에만 사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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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쌓은 적립금은 성격이 다르다. 650억 원의 적립금 중 600억 원은 시설투자적립금으로, 나머지 50억 원은 재무구조개선적립금으로 분류됐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대한해운은 신규로 수주한 전용선 장기화물운송계약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라며 "현재 건조 중인 선박들의 건조자금 마련 및 해운경기의 불확실한 상황을 대비하기 위해 적립금을 설정했다"고 말했다. 기존 적립금이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였다면 이번 적립금은 투자가 목적인 셈이다.
대한해운은 현재 18만DWT(재화중량톤수) 벌크선 1척, 20만7000DWT 벌크선 3척, 17만 4000CMB(Cubic Meter) LNG선 2척 등을 건조하고 있고, 2017년 5월까지 순차적으로 인도받을 계획이다. 6만 4000DWT 벌크선 2척도 건조 중이며 2016년 5월까지 차례로 인도받는다. 대한해운이 적극적으로 장기운송계약을 따낸 결과다.
이와 별도로 대한해운은 이자비용이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이자비용을 뜻하는 금융원가는 96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동기(130억 원) 대비 34억 원 감소했다. 2012년 1504억 원, 2013년 1343억 원에 달하던 금융원가는 2014년 554억 원으로 절반 넘게 줄어들었다. 이대로라면 올해 금융원가는 지난해보다 150억 원 이상 줄어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한해운의 금융원가가 축소한 것은 지난해 해운업의 신뢰가 낮아진 상황에서도 선박과 관련된 대규모 자금 리파이낸싱을 성사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의 경우 대한해운은 선박 5척에 대한 캠코선박펀드 대출금 1200억 원을 모두 리파이낸싱 했다. 수출입은행, 하나은행 등이 조달처였다. 지난해 1월엔 LNG선 1척에 대한 1048억 원 규모의 대출금을 6년 만기로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로부터 조달해 대체했다.
대한해운은 지난 1분기 매출액 1455억 원, 영업이익 329억 원의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대비 각각 12.8%, 34.3% 증가한 수준으로 시장의 기대를 상회했다는 평가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전용선 계약 2건이 만기 종료된 상황에서 비전용선 계약 증가로 실적 개선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대한해운의 당기순이익은 155억 원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선주 카라스(Carras)에 배상해야 할 충담금을 91억 원 추가로 설정했음에도 지난해 1분기보다 12.3% 증가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배상금은 대한해운이 대선 해준 삼선로직스로부터 받은 후 카라스에 지급하면 되고 이미 삼선로직스와의 재판에서 승소한 상황이라 대한해운에 미치는 영향을 적을 것"이라며 "2016년부터 포스코,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GS동해전력 등과 계약한 전용선이 운항을 시작, 매출액이 증가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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