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發 IPO 악재…화장품·항공업종 영향권 성수기 앞두고 국내외 관광객 감소…실적악화 가능성
신민규 기자공개 2015-06-08 09:42:56
이 기사는 2015년 06월 04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메르스) 여파가 중국·대만 관광객의 감소로 이어지면서 상장을 앞둔 기업들의 변수로 떠올랐다. 사태가 단기에 진정되더라도 공포 분위기가 가시지 않으면 밸류에이션이나 공모 청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올해 상장을 앞둔 기업 중 메르스 확산의 영향권에 있는 곳은 화장품주인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과 항공주인 제주항공 등이 대표적으로 꼽히고 있다. 모두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하는 대어급으로 통한다. 특히 화장품주의 경우 중국발 매출에 힘입어 올해 가장 핫한 업종으로 예견됐던 상황이라 추이가 주목되고 있다.
당장 토니모리는 내달 1~2일 공모청약을 앞두고 있다. 토니모리는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LG생활건강, 한국화장품제조, 에이씨티, 한국콜마를 꼽고 있지만 이들 기업의 주가는 메르스 확진 환자가 공개된 지난달 중순 이후 하락세를 보였다.
화장품 브랜드숍의 일등 고객인 중국 관광객이 대거 국내 여행을 취소하면서 매출 감소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낙폭과다로 인해 반등하는 추세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른 단계다.
토니모리의 경우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성을 기관투자가들이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요우커(중국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기게 되면 해외매출 기회도 자연히 감소할 우려가 있다. 다만 아직 중국시장에서 히트상품이 없어 요우커 감소가 현재 실적을 깎아먹을 가능성은 오히려 낮은 편이다. 올해 1분기 기준 내수매출이 89.60%(1838억 원)였다. 토니모리는 중국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동남아시아로 해외시장을 분산하고 있어 중국에 매출이 집중돼 있는 여타 브랜드숍과 다른 대우를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태가 단기에 진정되더라도 공포 분위기가 가시지 않으면 상반기 실적을 지켜보고 하반기 예심청구에 나서려 했던 기업들이 덩달아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다. 국내의 경우 메르스 발병 2주만에 세계보건기구(WHO)가 '위험국'으로 지정하는 최악의 상황까지 거론되고 있다. 국내외 관광객들의 여행심리가 되살아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는 셈이다.
네이처리퍼블릭은 토니모리에 이어 올해 하반기 예심청구를 앞둔 화장품 브랜드숍이다. 2009년 출시된 수딩젤(수딩 앤 모이스처 알로에베라 92% 수딩젤)이 중국에서 히트상품으로 통해 폭발적인 매출을 일으켰다. 지난해 매출이 2552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과 동시에 업계 중상위권으로 도약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수딩젤이 가장 잘 팔리는 시기인 올 여름 실적을 최대로 끌어올려 8월 유가증권시장 예심청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수딩젤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요우커들의 발걸음이 끊기게 되면 실적이 다시 발목을 잡을 수 있다. 특히 효자역할을 하고 있는 수딩젤의 매출이 중국에 집중돼 있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토니모리의 경우 비교기업들의 주가 상황이 아직 좋은 편이라 PER 39.02배까지 적용받았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상장 시점이 11월로 비교기업들의 주가가 그때까지 여전히 좋을지 미지수다.
같은 맥락에서 제주항공도 최대 성수기로 분류되는 3분기(7~9월) 실적까지 반영해 기업가치를 최대한 끌어올린 후 상장에 나설 계획이었다. 제주항공은 밸류에이션 산정 과정에서 국내 상장기업은 비교기업으로 넣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내 항공주와 함께 자체 실적이 저조하면 밸류에이션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대만 관광객이 오는 7~8월 방한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변수다. 과거 사스, 신종플루 당시에도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이 감소했던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강도가 훨씬 높은 메르스가 국내 소비자들의 여행심리를 한동안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좋은 곳도 있다. 제약주인 경보제약은 오는 18~19일 청약을 앞두고 다소 분위기가 밝은 모습이다. 비교기업 중 하나인 하이텍팜이 메르스 수혜주로 분류되며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보제약은 코오롱생명과학, 하이텍팜, 화일약품을 비교기업으로 정했다. 하지만 시장에서 급등락을 반복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어 청약 결과까지 안심하기에는 이른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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