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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모뉴엘? 신한은행 '무풍지대' 사기대출 또 적발, 은행권 340억원 대 피해 예상…신한은행 대출잔액 '0'

한희연 기자공개 2015-06-15 08:00: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12일 09: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수출 금액을 부풀려 불법 대출을 받은 모뉴엘식 사기가 또 적발됐다. 지난해 KT ENS와 모뉴엘 등으로 홍역을 앓은 은행권이 다시 한번 긴장하는 가운데, 이번에도 신한은행은 불법대출 영향권에서 벗어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11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은 '관세법 및 특가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로 H사 대표 조모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H사는 수출품의 가격을 조작하고 위장 수출하는 방식으로 1522억 원을 대출받았다. 28억 원은 해외로 빼돌렸다. 2만 원 짜리 제품 가격을 2억 원으로 부풀려 허위로 수출하고 이 수출채권을 담보로 대출 받는 등 모뉴엘과 비슷한 방식의 사기다.

조씨가 빌린 금액 중 은행들이 회수 상환하지 못한 금액은 현재 347억 원이다. 가장 많이 대출잔액이 남아 있는 곳은 기업은행이다. SC은행과 국민은행, 농협은행도 1억 원부터 20억 원대에 이르기까지 대출잔액이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은 H사와 거래를 하긴 했었지만 지난해 9월 이후 거래 잔액 '0'원을 유지하고 있다. 모뉴엘과 KT ENS 사태가 터졌을 때도 유일하게 무풍지대였던 신한은행이 또 한번 악재를 피해간 셈이다.

신한은행도 H사와 거래가 아주 없던 것은 아니다. 금액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일반대출과 매입외환 등의 거래를 하고 있었다. 일반대출의 경우 일찌감치 모두 회수했고 지난해까지 40만 달러 가량의 매입외환은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해 9월 모두 회수조치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모뉴엘 사태 이후 전 거래기업의 매입외환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단행했다"며 "그러던 중 H사의 경우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고 판단, 지난해 9월 모두 회수조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모뉴엘 사건 때에도 신한은행 담당 심사역은 대출을 심사하다 재무제표 상 매출이 과다 계상한 것을 의심, 대출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신한은행은 대출 규모를 꾸준히 줄여 나갔고, 결국 손실을 입지 않았다. 모뉴엘과 관련 기업은행, 산업은행, 외환은행, 국민은행, 농협 등 대다수 은행에 대출 잔액이 남아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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