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06월 25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과 정기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싶다."금융감독원이 야심차게 시작한 '톱다운(Top-down)' 소통을 위한 사외이사 면담 제도에 참여한 이사의 말이다. 금융회사의 최고의사결정기구 위원을 금융당국에서 직접 만난다는, 자칫 부담스러울 수 있었던 시도였지만 당사자들은 오히려 기다렸던 행보라는 반응이다.
금융당국이 이사회와의 면담이라는 실험을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신한금융지주와 신한은행의 종합검사를 마친 뒤 신한지주 이사회와 면담을 진행했다. 면담 대상은 국내에서 인터뷰가 가능한 이사회 위원 중에서 선정, 남궁훈 이사회 의장과 김석원 전 신용정보협회 회장 등이 참여했다.
면담에 참여한 사외이사의 반응은 "이번 면담은 특별한 검사 차원이라기보다 소통을 하고 문제가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보자는 차원이었다"며 "감독당국이 피감 회사와 소통하고 대화하려는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내용을 떠나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회사와 감독당국 사이에서는 회사에 일방적으로 위규 사항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등 일방 통행식의 대화만 이뤄졌다. 당국은 지난 4월 발표한 '금융회사 검사·제재 개혁방안' 중 검사기간 중 소통능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사외이사 면담제도를 도입했다. 앞으로 특정 사안이 대두될 경우 쌍방향 대화를 통해 개선점을 찾고 공동으로 금융시장 발전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 사외이사는 "(면담) 과정에서 '앞으로 신한은 어떤 식으로 운영할 것이냐'하는 대화가 이뤄졌는데 회사 나름대로의, 신한가치를 구현하는 비전제시를 할 수 있었다"며 "당국에서도 신한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제도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지난달 신한금융지주와 면담 진행을 위해 사외이사와 일정을 조율하고 회사나 금감원이 아닌 제3의 장소를 직접 마련하는 노력을 보였다. 회사의 수검 부담을 줄이고 의미 있는 대화가 오갈 수 있도록 세심한 부분까지 노력을 기울였다.
이 관계자는 "소통의 채널을 정례화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며 "금감원도 여러사람을 한꺼번에 만나는 것은 어려우니 소단위로 묶어 자주 면담을 갖고 이를 정례화하는 시도가 좋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은행지주를 필두로 사외이사 면담을 진행하고 있다. 종합검사를 진행했던 신한금융지주와 지배구조 검사가 진행되고 있는 하나금융 등 은행지주와 보험, 카드 등 전 권역이 검사 대상이다.
금감원은 해당 면담으로 사외이사의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균형 역할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단순 적발 위주의 감독에서 지배구조에 대한 감독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금융감독 방향을 설정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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