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성동조선 위탁경영 고민하는 까닭은 [Company Watch]사업역량 '침체' 불구, 우선인수권 가능..삼성ENG 합병시 이점 '저울질'
김장환 기자공개 2015-07-01 08:31:00
이 기사는 2015년 06월 29일 15시1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의 위탁경영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가면서 그 배경이 주목받고 있다. 기본적으로 조선업황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자체 사업 역량도 크게 위축된 상태다. 그럼에도 위탁경영 검토에 들어간 것은 다양한 노림수가 숨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을 제안받아 이에 대한 검토를 최근 벌이고 있다. 내부에 특별팀을 구성하고 실무진 차원에서 위탁경영시 누릴 수 있는 이점과 문제점 등 다양한 요건들을 살펴보고 있다. 늦어도 내달 초까지는 채권단에 위탁경영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통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동조선해양은 애초 채권단과 재무개선약정을 맺고 있는 한진중공업의 위탁 경영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됐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이 검토에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진 모양새다. 한진중공업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쳐 이제서야 정상화가 이뤄지고 있고, 그만큼 위탁경영으로 인한 부담을 짊어지기가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뒤따르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위탁경영이 오히려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만 삼성중공업 역시 위탁경영 결정이 쉽지만은 않은 상태다. 지난해부터 잇단 실적 부진을 보여주고 있고, 잠재 부실도 크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 이치스(Ichyth), 에지나(Egina) 등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공사손실금(약 5000억 원)을 대규모로 떨어내면서 크게 악화된 수익성으로 한해를 마쳤다. 올해 1분기에는 그나마 개선된 실적을 보여줬지만 지난해 동기 역대 최악의 손익으로 인한 기저효과가 컸다.
이런 와중에 삼성중공업은 인력 감축, 연봉 삭감 등을 단행할 정도로 고강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수 백명 수준의 인력을 쳐냈고, 올해 역시 희망퇴직 등 고강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들어서는 직원들에 대한 연봉 삭감을 단행하기도 했고, 또 생산현장에서는 특근·잔업마저 통제하고 있다. 통상임금으로 인한 부담 때문이다.
이를 뒤로하고 위탁경영을 맡게 되면 삼성중공업은 성동조선해양의 부실을 털어내기 위한 의사결의 상당수를 직접 결정해야 한다. 더구나 일정 수준의 자금을 지원하거나, 수주한 일감 일부는 성동조선해양에 넘겨주는 관용도 베풀어야 한다. 과거 위탁경영이 진행된 사례들을 보면 위탁자의 부담이 결코 적은 수준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자체 사업 역량도 크게 위축된 가운데 성동조선해양의 부실 타개책마저 직접 짊어져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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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을 검토하는 이유는 향후 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우선권을 거머쥘 수 있는 방편이란 점이 크게 거론되고 있다. 이는 대우조선해양이 대한조선 위탁경영을 맡았던 사례를 통해 살펴볼 수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의 권유로 2011년 중순 대한조선 위탁경영에 들어간 이후 대한조선에서 500억 원대 전환사채(CB) 발행을 결정하고 이를 직접 인수하는 밑그림을 짰다. 대규모 자금 지원을 약속함과 동시에 경영권 취득 옵션을 획득하는 방안이었다.
성동조선해양은 비록 부실한 재무와 실적을 보이고 있더라도 한때 수주잔량 세계 10위권 내에 들 정도로 탄탄한 기반을 갖췄던 곳이다. 인수 우선권을 쥐게 되면 삼성중공업이 장기적으로 노려볼 수 있는 이점도 그만큼 있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단기적으로 시도 중인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에서 긍정적 영향을 얻을 수도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삼성엔지니어링과 합병을 추진했지만 기관투자자들의 대규모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이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삼성중공업 입장에서는 이를 위해 회사의 자산가치 등을 올리는 방식 등으로 안정적 주가흐름을 만들어 합병 이점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다. 물론 삼성엔지니어링에서 별도의 주가 관리가 성공적으로 이뤄졌을 경우다.
그러나 이를 토대로 삼성중공업이 성동조선해양 위탁경영을 받아들일 경우 긍정적 결과만 낳을 것이라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다. 조선업황과 더불어 성동조선해양의 취약한 재무와 실적을 볼 때 단기간에 기사회생할 것이란 전망은 아직까지 요원하다. 지난해 성동조선해양은 3400억 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5800억 원대 순손실을 냈다. 재무적으로는 지난해 말 기준 부채가 자산을 전액 초과하는 1조1985억 원대 자본잠식을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아울러 과거 대우조선해양이 대한조선 위탁경영에 나섰다가 실패한 사례도 살펴봐야 할 대목으로 거론된다. 인수 우선권을 쥘 수 있다는 이점을 토대로 2011년 중순 대한조선을 맡았던 대우조선해양은 3년 만인 지난해 10월 위탁경영을 종료했다. 대한조선이 위탁경영 후에도 회생 기미를 보이지 못하면서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자연스럽게 손을 뗀 경우다. 결론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은 대한조선에 CB 등 인수자금만 의미 없이 소진한 결과를 맞았다.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은 위탁경영을 하지 않겠다는 의중을 이미 밝혔고 이외에 위탁을 권유받은 (삼성·한진중공업 등) 국내 주요 조선사들이 이를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인수 우선권 등 장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조선업황 불황과 불안한 성동조선해양의 재무 및 손익 상태, 과거 대한조선 위탁경영 사례 등을 볼 때는 이를 어느 쪽에서도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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