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인마을 PF 만기연장 삐걱대는 이유 '금융비용 자본화' 땅 값만 2배 뛰어…매각 수년째 답보 상태
이효범 기자공개 2015-07-10 08:33: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08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부토건이 보증을 선 헌인마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만기 연장에 난항을 겪고 있다. 앞서 대주단을 설득해 수차례 만기 연장을 이끌어 냈지만 이번 만기 연장은 녹록치 않은 분위기다. 대리은행인 우리은행은 만기 연장에 대한 논의를 매듭짓기 위해 이날 대주단 회의를 소집했다.선순위 대주단 100% 동의가 필요하지만 일부 대주의 반대로 연장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사업장 매각도 수년째 답보 상태 인 점을 고려할 때 대주단 내부적으로 만기 연장은 무의미하다는 기류도 감돌고 있다.
헌인마을 PF 개발사업은 서울 서초구 내곡동 374 일대 공동주택과 단독주택 등 신축 분양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2006년 4월 시작됐으나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 경기가 침체되면서 개발이 중단됐다.
수년째 사업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토지의 장부가격만 올랐다. 시행사인 우리강남피에프브이(PFV)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헌인마을 PF 개발사업이 시작된 2006년 말 사업부지의 장부가액은 2563억 원이었다. 이후 지난 8년간 장부가액은 2배 넘게 뛰어 지난해 말 5382억 원에 달했다.
토지의 가격이 오른 것은 실질적인 부동산 가치 상승과는 거리가 멀다. 사업 용지와 관련된 차입금에서 발생한 금융비용을 취득원가에 반영하는 이른바 '금융비용자본화'를 거쳤기 때문이다. 헌인마을 PF사업과 관련해 지난해까지 자본화된 금융비용은 장부가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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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이 사실상 중단되자 삼부토건은 지난 2013년 고강도 재무구조 개선 노력의 일환으로 대우증권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해 헌인마을 PF 사업장 처분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금융비용 때문에 토지의 장부가액은 오르면서 시간이 갈수록 매각작업이 순탄치 않았다.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서는 장부가액보다 매각가격이 높아야 하지만 선뜻 나서는 원매자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는 매각 주관사를 DTZ코리아와 KMCT로 교체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답보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삼부토건과 대주단이 합심해 개발사업을 재추진하기에도 무리가 있다. 우리강남피에프브이도 자본잠식에 빠져 자금여력이 없거니와 보증을 선 삼부토건 역시 수년째 적자를 이어오면서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우리강남피에프브이는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어 헌인마을 PF 개발사업 전체부지 중 75%가량 만 확보한 상태다. 사업을 재추진 하려면 미매입토지 확보를 위해 추가 자금투입이 불가피한 셈이다. 이 때문에 대주단 내에서 헌인마을 PF 대출 만기 연장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 사업을 재추진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자금력 있는 새로운 대주들이 미매입 토지를 사들이고 사업계획을 다시 수립하는 등 판을 새로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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