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국부펀드의 엘리엇 투자' 셈법 복잡해진 국민연금 KIC, 500억 투자 "국내기업 동반 공격" 비판 직면

박창현 기자공개 2015-07-10 08:53:00

이 기사는 2015년 07월 09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의 셈법이 더 복잡해졌다. 한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 선봉장에 선 엘리엇매니지먼트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의결권 결정을 앞두고 고민거리가 늘어난 모양새다.

국가가 운영하는 국부펀드와 국부기금이 합세해 헤지펀드의 국내 기업 공격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KIC는 2010년 엘리엇에 약 5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KIC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을 해외 주식과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있다. 전체 운용 자산 규모는 860억 달러 수준이다.

당시 KIC는 인수합병과 재무 이슈가 예상되는 기업에 투자해 매년 1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달성한 엘리엇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헤지펀드 투자자산 26억 달러 가운데 5000만 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KIC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반대를 선언한 엘리엇에 투자한 것이 알려지자 시장에 미묘한 파장이 일었다. 국부펀드가 국내 대표 기업을 공략 타깃으로 삼은 헤지펀드를 간접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졌기 때문이다.

그러자 안홍철 KIC 사장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발빠르게 진화에 나섰다. 엘리엇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추진 과정에서 단순 시세 차익만 노리는 먹튀 행위를 할 경우 투자금을 회수하겠다고 입장을 밝히고 국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투자 원칙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KIC의 엘리엇 투자는 국민연금의 합병 찬반 결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국부펀드가 엘리엇의 주요 투자자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국민연금의 행보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국민연금이 엘리엇의 편에 서서 합병에 반대할 경우, 국가 운영 기관들이 헤지펀드의 국내 기업 공격을 방관하고 더 나아가 이를 지원하고 있다는 비난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괜한 오해를 불러살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은 더욱 신중한 행보가 예상된다. 특히 이번 결정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할 때, 단기 차익 실현보다는 중장기적 발전 방향과 미래 수익 모델 등에 방점을 두고 의사결정을 내릴 것이란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국민연금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성사의 키를 쥐고 있다. 당장 국민연금은 삼성물산 지분 11.61%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또 국내 투자 시장에서 점하고 있는 위상을 고려할 때, 다른 기관들의 의결권 행사에 있어 기준 잣대가 될 개연성이 높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조만간 내부 투자위원회를 열고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반을 내부에서 가릴지, 외부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로 넘길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