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롯데 주주 정보 강제할 수 있나…금감원의 한계 [롯데 왕자의 난]공시기준 상 '광윤사' 대표자명 정도만 요구가능..기업 '자율'에 달려
윤동희 기자공개 2015-08-12 08:03:14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1일 1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호텔롯데에 정기보고서(분기, 반기, 사업보고서)상 최대주주 기재를 조금 더 성실히 할 것을 요구했지만 공시 작성 기준상 요구할 수 있는 범위는 최대주주로 추정되는 광윤사의 대표자명 정도로 상당히 제한적이다. 업계는 롯데가 최대주주의 '사업현황'란에 보다 상세한 내용을 기재, 베일에 쌓였던 지배구조 틀을 그려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모두 롯데의 자율에 달렸다는 설명이다.1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10일 호텔롯데 공시담당 임원을 만나 오는 반기보고서 작성에 더 신중을 기해줄 것을 요구했다. 호텔롯데와 롯데알미늄, 롯데로지스틱스, 롯데물산 등 4개 사는 국내에서 공모채를 발행한 이력 때문에 반기, 사업보고서 등 정기보고서를 제출하게 돼있다. 이번 반기보고서 제출 예정 시기는 마감시한인 오는 17일이다.
금감원과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 지배구조 공개를 요구하고, 신 회장이 호텔롯데 상장을 약속한 만큼 기존보다 공개하는 정보는 많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당국이 지금보다 더 상세한 정보를 요구할 근거가 미약해 롯데그룹의 지배구조가 이번 공시로 어디까지 드러날 수 있을 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지난 2월 개정된 '기업공시서식 작성기준'에 따르면 정기보고서에서 '주주에 관한 사항'을 작성할 때는 최대주주의 개요를 기재하게 돼있다. 이에 따라 호텔롯데 등 4개사의 보고서에는 최대주주인 일본 ㈜롯데홀딩스 및 L제2투자회사의 주소지와 계열사 현황, 간략한 재무현황이 나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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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 기준에서는 최대주주의 주요경력을 기재하되 만약 그 최대주주가 법인인 경우에는 법인의 개요를 적도록 돼있다. 법인의 개요는 최대주주 및 그 지분율, 대표자, 재무현황, 사업현황 등 회사 경영의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내용이 포함되도록 지도하고 있다. 최대주주의 최대주주를 추적해 개인 최대주주 1인을 추적하는 시스템이나, 실질적인 지배자를 적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최대주주 법인의 현황을 적는 데서 끝난다.
11일 이뤄진 신동빈 회장의 기자회견 내용에 따르면 일본롯데홀딩스의 주주는 3분의 1이 '광윤사', 3분의 1이 '우리사주협회', 나머지 3분의 1을 임원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자회사나 조합이 가지고 있다. 공시작성 기준 상 최대주주로 추정되는 광윤사의 대표자명까지만 공시할 의무가 있는 셈이다. 나머지는 모두 공시를 작성하는 롯데의 자율에 맡겨져 있다.
게다가 회사마다 정기보고서에 공개하는 최대주주의 정보가 천차만별이라 롯데그룹이 어느 정도로 정보를 공개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최대주주인 이건희 회장의 최근 5년의 경력만 짤막히 기술하고, 삼성물산은 최대주주인 삼성SDI의 사업내용을 5줄로 요약하고 있을 뿐이다. 반면 국민연금은 공단의 개요와 연혁, 재무현황부터 주요 임원까지 상세한 내용을 기록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결재무제표를 요구했다는 보도도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며 공시 기준에 따라 최대주주의 대표자명 기재 누락한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며 "계열현황만 적힌 사업현황을 현재 보다 상세히 기술할 것도 당부했지만 회사 작성 방침에 따라 작성되는 부분이라 당국이 이를 강요할 근거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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