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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롯데쇼핑, AA+등급 불안하다 [Rating Watch]M&A·내수 경기 침체 등으로 재무여력 악화…면세점 재허가 여부에 '촉각'

민경문 기자공개 2015-08-12 09:40: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0일 16: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롯데 계열사의 신용등급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주력 계열사인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은 올들어 실적 악화와 차입금 부담 등이 확대되면서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롯데 오너 일가의 내부 갈등이 점화된 이후부터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재조정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롯데 제품에 대한 소비자 불매운동으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데다 향후 형제간 계열 분리까지 현실화될 경우 그룹 전반의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 하락 위험이 있는 롯데 계열사 가운데 일순위로 꼽는 곳은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이다. 양사 모두 AA+(안정적)라는 초우량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지만 올 들어 인수합병(M&A) 등 그룹의 확장전략에 따라 차입금이 크게 늘어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는 내수 경기에 민감한 롯데그룹에 직격타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 M&A참여로 차입금 부담 급증...연말 면세점 재승인 여부 주목

올해 3월 말 기준 호텔롯데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2조 6250억 원이다. 2013년 말(1조 4097억), 2014년 말(1조 8594억)에 이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그룹 차원에서 결정한 KT렌탈 인수에 2100억 원을 부담했고 롯데손해보험 증자에 321억 원의 현금을 지출했다. 올 들어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선정에 따른 임차보증금 납부도 차입금 증가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절대적인 차입규모가 과거 대비 크게 증가해 호텔롯데의 재무안정성의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라 밝혔다. 특히 기업어음(CP) 등 단기차입금의 비중은 총차입금의 5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면세사업 호조로 꾸준히 수익성을 유지해 오긴 했지만 경영권 분쟁 이후 기존 면세점 사업권의 재승인 여부가 불확실해졌다는 점은 아킬레스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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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는 오는 12월 서울 소공점과 잠실월드타워점의 면세점 특허만료를 앞두고 있다. 연 매출액인 4조 7000억 원 중 면세점에서만 4조 원을 벌어들일 정도로 핵심 사업이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는 호텔 공실률 증가에 따른 매출 저하를 그나마 면세점 사업으로 커버하고 있었는데 이를 놓칠 경우 상당한 손실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쇼핑, 2분기 어닝쇼크…수익성 하락 추세 '뚜렷'

롯데쇼핑은 올들어 동급이었던 신세계의 신용등급이 떨어질 때부터 신용평가사 사이에서 등급 재조정 논의가 계속돼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기업평가가 지난 5월 신세계 회사채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노치 하향 조정한 바 있다. 백화점 사업의 성장성 둔화로 인해 채무상환 능력 기반인 이익 창출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롯데쇼핑의 올해 2분기 실적은 매출액 7조4513억 원, 영업이익 2022억 원이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35.3% 하락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실적 부진에 따른 고정비 부담과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단행한 12개 점포 매각(백화점 4개, 할인점 8개)으로 임차료가 늘어나면서 판관비가 크게 증가했다. 3월 말 기준 EBITDA마진은 8.9%로 최근 5년 이래 최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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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평가 측은 전반적인 소비부진과 함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구매채널 다양화(아울렛/직구/온라인 등으로 수요 분산), 규제강화에 따른 강제휴무 등이 실적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계열사인 롯데마트를 필두로 한 중국사업(홍콩 포함)의 경우 최근 4년간 총 1조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 애널리스트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 일본 유통업의 기조는 다운사이징 등 점포 합리화로 귀결된다"며 "롯데쇼핑의 경우 전 점포가 포화 수준인데다 이에 따른 투자 규모를 줄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차입규모 자체는 크게 늘지 않았는데 수익성이 떨어지다 보니 차입금 커버리지 능력이 취약해졌다는 지적이다.

호텔롯데와 달리 차입금 대부분이 장기성인 회사채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그나마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부분이다. 한국기업평가 측은 "올해 3월 말 기준 유동성장기부채를 포함한 롯데쇼핑의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25% 수준으로 만기구조가 비교적 고르게 분포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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