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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의 롯데 '신격호 시대'와 결별 [롯데 왕자의 난]日 롯데홀딩스 주총 승리 '원리더 체제', 열린경영 '투명성' 강조

길진홍 기자/ 연혜원 기자공개 2015-08-17 14:55:31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7일 11: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변은 없었다. 막판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됐던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승리로 싱겁게 끝났다. 이로써 신동빈 회장은 일본 롯데를 완전 장악하고, 한일 롯데 1인자로서 '포스트 신격호 시대' 첫 단추를 꿰었다.

일본 롯데그룹은 17일 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 안건이 예정대로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날 주총은 신동빈 회장 요구로 이뤄졌다. ‘사외이사 선임'과 ‘법과 원칙에 의거한 경영 방침 확인 등 안건 2개가 올랐다.

신격호신동빈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주주들은 모두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주주 과반 이상이 안건에 찬성했다. 득표수는 따로 공개되지 않았다.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와 임원지주회, 계열 자회사 등이 각각 3분의 1을 소유하고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비롯한 오너일가 몫은 5% 안팎으로 추정된다. 임원지주회와 계열 자회사인 롯데와 미도리상사 등이 막판 변수로 지목됐으나 결국 신동빈 회장 편에 섰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경우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광윤사 지분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그의 마지막 남은 카드로 알려진 롯데와 미도리상사의 경우 최근 대표이사를 비롯한 핵심 임원들이 신 회장 측근으로 채워지면서 추가 지분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라고 할 수 있는 롯데홀딩스 주총이 신동빈 회장 승리로 돌아가면서 한일 롯데 ‘신동빈 체제'가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롯데본사
<일본 도쿄 롯데그룹 본사. 출처=구글맵>


신 회장은 주총에서 검찰관 출신으로 국회의원과 변호사, 대학교수 등을 지낸 사사키 토모코씨를 선임해 내부 이사회 장악력을 더욱 강화했다. 그 동안 롯데홀딩스는 별도로 사외이사를 두지 않았다. 이어 지배구조 개선 차원에서 준법경영과 컴플라이언스경영을 강화하면서 향후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게 됐다. 법률 전문가 사외이사 선임과 경영 투명성 제고는 ‘신격호 시대'와의 결별을 의미한다. 이어 폐쇄적인 그룹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시스템에도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이번 임시주총은 경영권 분쟁 사태 조기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것"이라며 "이로써 롯데그룹은 법과 원칙에 의거해 경영 투명성을 한층 더 강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원들의 취임과 해임에 대해서도 모두 이사회와 주총 등 적법한 절차를 거쳐 진행돼 왔으며 열린 경영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했다.

주총 결의로 반격을 모색하던 신동주 전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지게 됐다. 일본 계열사 핵심이 모두 신동빈 회장 측근으로 채워지면서 임시 주총 소집을 통한 이사회 해임 카드도 먹히지 않게 됐다. 일부에서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일본 주력 계열사 대표이사 해임에 대한 법정소송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신 회장 측에서 이미 법률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일 롯데를 완전 장악한 신 회장은 상장과 합병 등을 통한 대대적인 지배구조 정비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 투명성을 강화하고, 과거 신격호 시대와 결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한일 롯데 경영은 신 회장이 한국을 챙기고, 츠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일본 롯데를 챙기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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