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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빈이냐 동주냐' 지주회·롯데·미도리상사에 달려 [롯데 왕자의 난]日 롯데홀딩스 주총 열려...'원리더' 마지막 관문, 득표율 66.7% 넘어야

이효범 기자공개 2015-08-17 10:08:01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7일 0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의 중대 분수령인 일본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가 17일 오전 9시30분 일본에서 열린다. 지배구조 개선과 사이외사 선임 등 2가지 안건을 논의할 예정으로 신동빈 회장의 일본 롯데 장악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될 전망이다.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장한 이사회 해임 안건이 제외됐으나, 세 대결을 통해 주주 표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여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동빈 회장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롯데홀딩스 이사진을 이미 장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번 주총이 '포스트 신격호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변수는 남아 있다. 주요 주주인 임원지주회와 롯데, 미도리상사 등 계열 자회사 표심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주총에서 주요 안건이 부결될 경우 이번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크다.

◇롯데홀딩스·L투자회사 지배구조 변화 모색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롯데홀딩스 임시 주주총회 날짜와 안건을 최초로 공개했다. 주총 소집은 신동빈 회장이 요구했으며 사외이사 선임과 기업지배구조 개선 등이 다뤄진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명예회장 복귀와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줄곧 언론을 통해 밝혀온 '이사진 교체'는 안건에 오르지 않았다.

일본 롯데그룹은 주총 안건의 세부 내역을 밝히지 않았다. 다만 최근 기자회견에서 신 회장이 롯데그룹의 순환출자 해소와 호텔롯데를 기업공개(IPO)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와 관련된 내용이 안건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홀딩스는 한국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 19.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는 L투자회사의 지분까지 합하면 호텔롯데에 대한 지분율은 47.4%에 달한다.

또 한국 롯데 지배구조 개선과 맞물려 일본 계열사의 지배구조 변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특히 이번 주주총회는 기업 지배구조(coporate governance)와 준법경영(compliance)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한국 롯데 경영 투명성 제고와 병행해 L투자회사를 정리하는 등 합병, 상장 등을 통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적지 않다. 호텔롯데 상장을 위한 구주매출과 대주주인 L투자회사 지분 축소 논의가 언급될 수 있다. 또 롯데전략적투자회사 아래 묶인 L투자회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롯데전략적투자회사와 롯데홀딩스의 합병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를 통해 지배구조를 단순화 시키는 동시에 신 회장은 장악력을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간 롯데홀딩스에 없었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한 것도 준법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으로 꼽힌다. 비상장 회사인 롯데홀딩스는 사외이사 없이 사내이사와 감사역만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다만 사외이사 역시 신 회장의 측근이 이름을 올릴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롯데 홀딩스 구성
<자료: 신동주·신동빈 발언 종합, *추정치>

◇의결정족수 66.7%, 지주회·계열자회사 설득해야

일본 상법에 따르면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참석 주주 50%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다만 정관을 변경하거나 신설하기 위한 안건은 참석 주주 3분의2 이상이 찬성이 필요하다. 또 사외이사직을 만들기 위해 정관 신설이 필요할 경우 66.7%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고려할 때 신 회장 주도로 소집된 이번 주총에 상정된 안건이 통과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미 신 회장은 롯데홀딩스를 비롯해 L투자회사 12곳과 롯데전략적투자회사 대표이사 자리를 모두 차지하고 있다. 일본 롯데 지배 정점과 그 아래 L투자회사 경영권을 틀어쥐고 있는 셈이다.

특히 신 회장은 3년 전부터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장악한 정황이 드러날 정도로 이사진들과 돈독한 관계를 쌓아왔다.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은 신 회장과 그를 지지하는 츠쿠다 다카유키 일본 롯데홀딩스 사장을 비롯해 고바야시 마사모토, 아라카와 나오유키, 고초 에이이치, 카와이 카츠미 등 신 회장을 옹호하는 세력으로 구성됐다.

신동빈 회장에 따르면 롯데홀딩스 지분은 3분의 1은 광윤사, 3분의 1은 우리사주협회, 나머지 3분의 1은 임원들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자회사나 조합 등이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 가운데서는 롯데와 미도리상사 등이 주요 주주로 등재돼 있다.

신 회장과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이 각각 2% 미만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고 이들을 포함한 오너일가 지분은 10% 미만이다. 이 때문에 롯데홀딩스 주총의 관건은 광윤사와 임원들의 마음을 누가 얻느냐로 압축됐다.

판세는 신동빈 회장이 유리하다.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의 이사진을 장학하면서 우리사주협회와 임원 조합 및 자회사의 지지도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신 전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 30%가량을 보유한 광윤사만으로 승부기를 뒤집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임원지주회가 공식적으로 신동빈 회장 지지를 언급한 적이 없다는 데서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계열 자회사 미도리상사의 경우 신동주 전 부회장을 따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한편 신 회장은 지난 14일 일본으로 출국했고, 국내 체류 중이던 신 전 부회장도 주총 하루 전인 16일 오전 일본으로 떠났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세간의 관심과 달리 일본 주총에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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