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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급등' 제주항공, FI 없이 상장 속도낸다 현 주주 구성 그대로 가져갈 듯…향후 투자유치 가능성은 열어둬

정아람 기자공개 2015-08-18 09:50: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7일 17: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제주항공이 외부 투자자금을 받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 상반기 실적이 예상보다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굳이 프리IPO에 나서기보다는 향후 기업가치를 극대화한 뒤 협상에 나서는 쪽이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재무적 투자자(FI) 유치와 관련한 복잡한 협상이 필요없어지면서 4분기 중 상장을 완료할 방침이다.

◇장외주가·실적 급등에 눈높이 차이…"동종업계 간 FI협상 까다롭다" 평가도

제주항공은 지난 13일 싱가포르항공과의 재무적 투자자(FI) 유치 관련 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당초 제주항공은 싱가포르항공으로부터 지분 20%에 대한 투자 유치를 받는 대신 싱가포르항공의 동남아시아와 호주 노선 등으로 진출 범위를 확장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해 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양사가 합의를 통해 투자유치 작업을 중단한 것"이라며 "향후 사업 파트너로서의 관계는 계속 유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장외주식시장(K-OTC)에 따르면 17일 제주항공 종가는 4만 4600원이다. 2014년 9월 1만 7150원, 2014년 12월 3만 1000원을 기록한 데 이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 왔다. 제주항공의 주식수(2240만 6758주)에 현재 주가 기준으로 20%를 단순 계산하면 거래 예상 금액은 약 1998억 원으로 추산된다.

시장 관계자는 "싱가포르항공이 제시한 가격이 여러 차례 바뀌었고 제주항공 주식 가치도 급등하면서 양 사가 눈높이를 맞추기 쉽지 않았을 것"이라며 "같은 항공사끼리의 지분투자라 경영전략을 어느 선까지 공개할 것인지, 노선 선정이나 이사 선임 여부 등을 합의하는 과정도 복잡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제주항공의 지분투자 여부는 3월쯤 결정했으나 이후 세부 사항 협상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된 것으로 알려졌다.

2분기 실적이 대폭 개선되면서 제주항공으로서는 더욱 외부 자금을 유치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의 2015년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23억 1460만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578% 증가했다. 통상적으로 2분기는 항공산업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11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현 주주 구성 그대로 유지…4분기 목표로 상장 속도낼듯

제주항공은 외부 자금을 유치하지 않고 현 주주 구성 그대로 상장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현재 AK홀딩스가 68.37%, 애경유지공업이 16.32% 등 애경그룹이 지분 84.69%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음달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상호를 AK제주항공으로 변경하는 것 역시 외부 FI 유치보다는 애경그룹의 주력계열사로서 그룹 지배력을 공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3분기 실적보고서가 나오는 대로 상장 작업에 착수할 가능성이 높다. 통상적으로 3분기는 휴가철이 포함돼 실적상 가장 유리하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4분기 중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FI 관련 복잡한 협상이 필요없어진 만큼 주관사와 논의해 최대한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장기적으로 외부 투자 유치 가능성을 계속 열어둔 상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싱가포르항공 이외에도 4~5곳 가량 아시아 항공사가 제주항공과 업무협약 등 다양한 형태의 협업에 관심을 보였던 것으로 안다"며 "저가항공 산업 성장세와 더불어 제주항공의 상장 후 주가도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선 국내 증시에 상장한 뒤 노선 확장을 위한 외부 투자 유치 전략을 새로 추진하는 방향이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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