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각규, 신동빈 호텔롯데 지분확대 묘수 찾을까 [롯데 왕자의 난]TFT 구성, L투자사 주식 블록딜 등 모색...日 대주주 설득 관건
길진홍 기자공개 2015-08-20 08:32:3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19일 15: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를 계기로 승기를 잡은 신동빈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을 서두르고 있다. 한일 롯데 이사진 장악으로 경영권 분쟁의 9부 능선을 넘었으나 신동주 전 부회장이 반격을 예고하는 등 불씨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특히 롯데그룹 지배구조 변화와 맞물린 소유권 강화는 포스트 신격호 시대의 ‘신동빈 체제' 구축의 남은 과제로 꼽힌다.
롯데그룹은 금명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한다. TFT는 황각규 사장 등 정책본부 실세들로 이뤄진다. 호텔롯데 상장과 순환출자 해소 등 경영 투명성 제고 방안 마련에 착수한다. 지주사 전환을 위한 금융 계열사 분리 등 실행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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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회장의 지배력 강화 방안도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호텔롯데의 실질 지배자는 일본 롯데홀딩스이다. 신 회장의 보유 지분은 1.4%에 불과하다. 대주주인 임원지주회와 계열 자회사 지지를 받고 있으나, 지위가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일본 핵심 세력을 견제하고, 한국 지배력을 다지기 위해서는 지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주식교환과 양수도 등의 여러 방안을 놓고, 해법을 찾고 있다. 호텔롯데 지분 취득 필요성에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장애 요소로 인해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 내부 관계자는 "큰 틀에서 밑그림을 짜놨으나 각론에서는 여러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종합적인 검토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신 회장의 호텔롯데 지분 확대 방안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호텔롯데 지분을 직접 신규 취득하거나 롯데홀딩스 지분을 늘릴 수 있다. 롯데홀딩스 지분은 광윤사가 3분의 1, 임원지주회가 3분의1, 자회사 조합이 3분의 1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신 회장이 지분을 늘리기 위해서는 이들 회사 지분을 양수하거나, 유상증자를 통해 주식을 배정 받아야 한다. 우호지분으로 알려진 임원지주회, 자회사 조합 등 대주주 합의가 필요하다.
이들이 지분율 축소를 감수하고, 신 회장에게 지분을 내어줄지는 미지수다. 경영권 분쟁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으나, 소유 구조 변화에 거부감을 드러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 십 년간 현재 지분 소유구조가 유지돼왔고, 일본 내 보수적인 성향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주식을 넘겨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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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신규 주식 취득은 이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 신주를 취득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다만 대규모 신주 발행으로 구주매출을 최소화하고, 롯데홀딩스 100% 자회사들이 보유한 호텔롯데 지분을 취득하는 방안이 유력시된다.
12개 L투자회사가 보유한 호텔롯데 지분은 72.6%이다. 신 회장은 이 가운데 일부 주식을 호텔롯데 상장 후 블록딜 형태로 인수할 수 있다. L4투자회사의 호텔롯데 지분율이 무려 15.63%에 달한다. 주요 L투자회사 주식을 흡수할 경우 단기간 내 지분율을 올릴 수 있다.
인수대금은 신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등의 계열사 보유주식을 처분해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형인 신동주 전 부회장과 계열사 지분율 격차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합병을 통한 지분 취득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 회장은 시가총액 1조 1000억 원 상당의 롯데쇼핑 지분 13.46%를 보유 중이다. 두 회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호텔롯데 주주로 입성할 수 있다.
증권업계는 합병이 성사될 경우 순환출자 고리 해소 차원에서도 상당히 유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한 가지 걸림돌이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역시 롯데쇼핑 지분 13.45%를 보유 중이다. 신격호 총괄회장(0.93%)과 신영자 이사장(0.74%) 몫을 합치면 신 회장을 앞선다. 결국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반신동빈파의 호텔롯데 지분 취득이 불가피하게 된다. 신 전 부회장의 호텔롯데 지분 취득은 신 회장에게 더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롯데쇼핑과 합병보다는 블록딜 형태로 L투자회사 보유 주식을 취득하는 게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꼽힌다. 이 역시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동의가 필요한 일이다. 호텔롯데 상장 과정에서 신주 발행으로 지분율 희석이 예상되는 가운데 자회사 보유 주식을 넘길지는 미지수다. 신 회장의 일본 주주 설득 여부에 성패가 달려있는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대표이사 추대와 소유 구조 변화가 수반되는 지분 양수도는 개념적으로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며 "신 회장이 보수적인 일본 롯데 주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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