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크레딧 암흑기 벗어나나 EBITDA창출력 역대 최대 근접…연내 신용등급 회복 가능성 대두
황철 기자공개 2015-08-24 09:45: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1일 16시4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정유사가 혹독한 실적 침체기를 완전히 벗어나 업계 전반적으로 떨어진 신용도를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까. 상반기 국내 정유사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도는 영업실적을 내놓으며 신용도 회복 전망을 밝게 했다.무엇보다 깊은 적자의 수렁에 빠진 지 1년도 안 돼 실적 반등에 성공하는 등 글로벌 수위권 정유사로서의 저력을 드러낸 점도 긍정적이다. 그러나 3분기 정제마진 약화 가능성, 중국 경제 성장 둔화 등 부정적 요인도 여럿 있다.
결국 3분기 이후까지 상반기 호실적을 이어갈 만한 성공적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느냐가 신용도 회복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황 변동성에 대한 대처 능력에 따라 회사별 신용도 역시 차별화할 가능성이 크다.
◇ SK 계열, 신용도 회복 1순위
상반기 국내 정유사는 호황기에 버금가는 실적을 내놓았다. 장기 불황 우려를 불식할 만한 그야말로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SK그룹 정유 계열이 특히 놀라웠다. SK이노베이션은 연결 기준 1조3091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SK에너지도 7909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SK인천석유화학 역시 오랜 적자 행진을 마무리하고 398억 원의 영업흑자로 전환했다.
특히 2분기에만 SK이노베이션 9878억 원, SK에너지 5353억 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다. 2011년 초호황기에 버금가는 실적이었다. EBITDA 규모는 각각 1조8060억 원, 9519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에 근접했다.
양사 모두 늘어난 영업현금창출력과 자산매각 등을 통해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했다. SK이노베이션의 상반기 순차입금은 반 년 만에 1조5000억 원 가량 줄어든 6조3282억 원을 나타냈다. SK에너지 순차입금도 2조2537억 원으로 전년말 3조1597억 원보다 1조 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대로라면 연내 신용등급이나 아웃룩(Outlook)의 회복도 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SK에너지는 올해 3월 AA+ 지위를 내려놓고 AA0로 신용등급이 한 단계 떨어졌다.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AA+)에는 '부정적' 꼬리표가 달렸다.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2분기 실적을 계기로 지난해 연말 떨어뜨렸던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을 Baa2로 다시 상향한 것도 긍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진다.
올해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 하락한 GS칼텍스 역시 보란 듯이 실적 반등에 성공했다. 상반기 연결 기준 9788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EBITDA도 1조2710억 원에 달했다. 2분기에만 6758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순차입금도 SK 주요 계열만큼은 아니지만 상반기 5000억 원 가량 줄였다. 3분기 이같은 호실적을 지속할 경우 AA+ 회복을 노릴 만하다는 분석. 최근 무디스는 GS칼텍스의 신용등급(Baa3)에 '긍정적' 전망을 달기도 했다. 다만 차입금의존도가 34.4%로 20%대에 머물고 있는 SK 주요 계열사에 비해 높은 편이라는 점은 숙제로 남아 있다.
S-Oil도 상반기 8443억 원의 영업이익과 1조 원 가량의 EBITDA를 나타냈다. 신용등급(AA+)에 붙은 부정적 꼬리표를 불식할 만한 성과였다. 올해 정기평가에서 신용등급이나 아웃룩 변동이 없었던 현대오일뱅크(AA-; 안정적) 역시 꾸준한 흑자 기조를 유지해 등급 안정성을 높였다.
◇ 3분기 실적 호조 유지 관건
관건은 하반기에도 이 같은 호실적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점이다. 높은 유가 변동성과 증설에 따른 공급 부담이 상존하고 있다. 중국 경기성장 둔화와 위안화 평가절하 등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전략적 접근을 통한 수요 창출, 정제마진 방어 노력, 재무구조개선 지속 여부 등이 향후 신용등급 변화의 방향을 결정할 전망이다. 관련 성과에 따라 연내 정유사별 신용등급이 차별화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신용평가 측은 "상반기 실적호조는 저유가로 인한 석유제품 수요진작 효과와 함께 가동율 조절, 제품가격 후행성 등 일시적 요인이 가세한 측면이 있다"라며 "3분기 상당수준의 이익감소가 예상되지만 정제마진 저점을 지지하거나 추세적 반등을 보일 경우 신용도에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경동나비엔은 지금]보일러·온수기 노하우, '240조 시장' HVAC에 녹인다
- [LG그룹 로봇사업 점검]LG CNS, 물류 사업 고도화 'AMR 도입' 초읽기
- [Korean Paper]코레일, 관세 전쟁 속 한국물 복귀전 나선다
- [유증&디테일]'초음파 DDS 선두' 아이엠지티, 임상시험 150억 조달
- 엠케이전자, '반도체 후공정 1위' ASE 어워드 수상
- [AACR 2025 프리뷰]신약 개발 속도내는 제이인츠바이오, 연구 2건 출격
- [AACR 2025 프리뷰]국내 항암 신약 투톱 유한양행·한미약품, '최다' 기록 쓴다
- 뉴로바이오젠, 6.5조 L/O에 1% 마일스톤…상업화 '관건'
- [제약사 개발비 자산화 점검]한미약품, '비만약' 28억 신규 산입…내년 출시 기대감 반영
- [AACR 2025 프리뷰]항암 신약 글로벌 진출 필수 관문, 커지는 K-바이오 존재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