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국내외 IB, 정보제한 속 호텔롯데 공모전략 골머리 구주매출 방향 등 의견 제시 어려워…실적추정치 미공개로 밸류에이션 난감

민경문 기자공개 2015-08-24 09:45:00

이 기사는 2015년 08월 21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외 증권사들이 호텔롯데 주관사 선정의 당락을 좌우할 적정 공모 구조 전략을 제시하는데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정보 공개가 제한적인데다 상장 취지가 자금 조달보다는 지배구조 개편에 달려 있어 신주 및 구주매출 방안을 짜내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연말께 면세점 재승인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만큼 상장 시점을 잡기도 애매하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는 지난 19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들에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지난해 삼성SDS와 제일모직 이후 등장한 대기업 핵심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딜이라는 점에서 최적의 입찰 전략을 제시하기 위한 후보간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하다. 제안서 마감일(27일)은 1주일도 남지 않아 시간적 여유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뱅커들은 주말까지 반납하고 경쟁사와 차별화된 전략 수립을 위해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공모 구조다. 호텔롯데 측은 각사별로 신주모집과 구주매출 등 구체적인 공모 방안을 제안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호텔롯데의 기본적인 상장 취지가 자금조달이 아니라는 점에서 증권사들이 아이디어를 짜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번 딜을 계기로 호텔롯데에 대한 일본 계열 회사들의 지분 비율을 축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신주발행 및 구주매각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시나리오에는 상당수 증권사들이 공감하는 모습이다. 신주 발행을 통해 국내 기관투자가 등의 공모 참여를 늘릴 경우 기존 일본계 주주의 지분율이 일정 부분 희석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주사 전환에 필요한 자금 마련을 위해 신주 모집은 불가피하다.

호텔롯데의 발행 가능주식수가 6000만 주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주는 최대 882만 5148주까지 늘릴 수 있다. 주총을 통해 정관을 변경하면 그 숫자는 이보다 커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신주 발행 규모가 그룹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 호텔롯데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과 맥을 같이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 회장이 지주사 전환 비용으로 7조 원을 언급한 가운데 증권사들 역시 호텔롯데가 계열사 지분 취득 등에 필요한 자금을 파악하는데 골몰하는 모습이다.

구주매출 비중의 경우 증권사들이 실마리를 제시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분석이다. 호텔롯데 지분의 97.17%를 가진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에 대한 정보가 지극히 제한돼 있는데다 이들에 일일이 지분 매각 의사를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후보 증권사 관계자는 "구주매출 방향에 대해선 호텔롯데의 의사결정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분 매각 과정에서 자칫 동반될 수 있는 국부 유출 논란도 주관사로서 고려해야 할 부분으로 지목된다.

기업가치 평가 및 적정 공모가 산정을 위한 근거 제시도 당락을 좌우할 수 있는 요소다. 다만 호텔롯데 측이 RFP를 통해 추정실적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데다 밸류에이션에 대한 기대 수준을 파악하기도 쉽지 않다는 점은 걸림돌로 평가 받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호텔롯데 상장 이후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신 회장의 지분 매입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무리해서 공모가를 끌어올리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적의 공모 일정을 짜는 것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당장 연말께 예정된 롯데면세점 두 곳(명동 본점 및 월드점)의 재승인이 불확실하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만약 두 곳 중 한 곳이라도 재승인이 무산된다면 호텔롯데의 밸류에이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상장 자체를 고민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