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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전기차사업 부각…'생큐, 폭스바겐' 차체 빼고 다 만들어…LG전자·이노텍·화학 부품사업 급성장

이경주 기자공개 2015-09-25 08:49: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24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로 LG그룹이 전방위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전기차 사업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전기차 시장 형성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24일 다수의 전문가들은 폭스바겐 사태를 계기로 전기차부품 회사들의 성장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폭스바겐은 조작된 배출가스 저감장치가 1100만대 디젤차량에 장착됐다고 밝혔고 관련조사는 미국을 시작으로 다른 국가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며 "연비 환경 규제를 맞추기 위해 유럽 완성차업체들은 주로 클린디젤을 전면에 내세웠으나 배기가스 문제가 불거지며 향후 반 클린디젤차 정서와 전기차의 필요성이 증대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채희근 현대증권 연구원도 "자동차 업계 전체적으로 막대한 패널티 비용과 규제 강화에 따른 원가 증가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디젤,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업계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LG그룹은 일찌감치 전기차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육성해 왔다는 점에서 수혜가 점쳐진다. LG그룹은 주력 상장계열사가 모두 전기차부품 사업에 손을 대고 있다. 차체만 빼고 거의 모든 부품을 만드는 수준이다.

우선 맏형인 LG전자는 올해 독립사업부로 승격시킨 VC(Vehicle Components)사업부에서 전기차용 E-파워트레인을 만들고 있다. E-파워트레인은 구동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의 전기에너지를 자동차 구동에 필요한 동력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를 뜻한다. 이밖에 전기차에 국한된 부품은 아니지만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카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기기와 운전자 보조시스템, 무선충전 등 편의장치 등도 만들고 있다.

LG그룹 전기차

VC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매출 8335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예상 연간 매출은 1조841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증권가는 점치고 있다. LG전자 전체 연간 매출이 60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미미한 규모지만 전략적으로 육성되고 있다는 점에서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룹 전자부품 계열사 LG이노텍은 전장부품사업부에서 전기차용 조향장치모터와 센서, ABS(Antilock Brake System)모터, 후방카메라, 조명장치를 생산한다. LG이노텍은 2000년대 후반부터 ABS모터, 조향장치모터 등을 제조하며 일찌감치 시장에 진출했다. 2010년 이후에는 통신모듈 영역으로 확대하고 있다.

전장부품사업부는 올해 상반기 499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차량부품 신규수주액이 1조4000억 원으로 상반기에만 지난해 연간수주액(1조5000억 원) 규모를 달성해 차량부품 부문에서 가파른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용 배터리를 제조하고 있다. LG화학은 삼성SDI와 함께 이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선도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글로벌 완성차톱 10 업체 중 6곳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으며 중국과 북미,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다.

특히 현재 중국 남경에 연간 10만대 이상에 공급이 가능한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 공장이 완성되면 2016년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능력이 4GW에 도달해 세계 1, 2위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화학은 전지사업부문에서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를 생산하고 있으며 전체 중대형 전지 매출은 내년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점쳐진다.

건자재 계열사 LG하우시스는 고기능부품 사업부에서 전기차에 들어가는 범퍼와 시트를 생산한다. 전기차 컨셉에 맞는 친환경·경량화 소재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IT솔루션 계열사 LG CNS는 자회사 에버온과 함께 전기차 충전시설 인프라 구축 및 카쉐어링 사업을 하고 있다.

LG그룹은 그룹차원에서 전기차사업을 육성한다는 점에서 산발적으로 전기차 사업을 하고 있는 삼성그룹 등 경쟁사들에 비해 성장속도가 빠르고 계열사 간 시너지가 효과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그룹은 그룹 해외광고를 전기차에 초점을 맞출 정도로 전사적으로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반면 삼성그룹은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모든 계열사들의 전략이 수립돼 전기차 사업에서는 아쉬운 부분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계관계자도 "지난해 준공된 자동차부품 연구개발 기지인 ‘LG전자 인천캠퍼스'에 LG전자 뿐 아니라 LG이노텍이나 LG화학 등 타 계열사 개발자들도 상주해 머리를 맞대고 제품개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다양한 전문가들을 모아놨으니 어떤 제품을 만들더라도 다르지 않겠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올해 7월 누적 기준으로 24만1000대로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47%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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