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년전 '투자실패' 지분 보유 왜? 2008년 투자 대만 '프로모스' 기업회생절차 진행
장소희 기자공개 2015-10-02 08:43:00
이 기사는 2015년 09월 30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이미 4년 전 상장 폐지된 회사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SK그룹에 인수되기 이전에 투자했던 대만 반도체업체 '프로모스(ProMos)' 지분인데 이 회사가 몇 년째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어 장부 상 손실처리는 끝났지만 지분 매각이나 소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상반기 말 기준으로 대만 D램업체 프로모스 지분을 7.9% 보유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08년 지분을 매입하면서 하나은행 등 3개 금융기관과 함께 '특정금전신탁(MMT)' 형태로 투자에 나섰다. 특정금전신탁은 신탁회사들이 자금을 위탁한 위탁자가 지정하는 방법과 조건에 따라 운용한 후 운용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다. SK하이닉스는 프로모스에 투자하는 것을 조건으로 내 걸었다.
하지만 프로모스 지분에 대한 장부가치는 이미 2011년 '0원'이 됐다. MMT에 218억 원을 투자한 SK하이닉스는 프로모스의 위기가 시작된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회계 장부에 손실 금액을 반영해 처리했다.
동시에 당시 금융권과 맺은 풋옵션을 행사해 총 1100억 원이 넘는 프로모스 투자금 손실을 떠안았다. 금융권 재무적 투자자들은 투자를 결정하면서 3년 간 매 반기마다 SK하이닉스가 주식을 매입하도록 풋옵션을 설정했다. 지분을 매입한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프로모스가 위기에 빠졌고 SK하이닉스는 우선적으로 금융권의 투자금을 보전해주는 작업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800억 원이 넘는 금액이 소요된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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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도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던 프로모스는 2012년 D램 생산 중단과 함께 상장폐지됐다. 당시 글로벌 반도체업계는 치킨게임을 이어오던 중 2008년 금융위기를 기점으로 위기를 맞았고 세계 5위였던 독일의 '키몬다'와 일본의 '엘피다'도 이 시기 파산했다.
프로모스가 몰락하며 SK하이닉스는 사업적인 관계도 이어갈 수 없었다. SK하이닉스는 프로모스에 기술을 이전해주고 일부 제품에 대한 위탁생산(파운드리)을 맡기는 등 긴밀한 업무 제휴를 맺고 있었다. 프로모스 지분을 인수하게 된 이유도 SK하이닉스의 50나노급 D램 제조기술을 이전해주는 계약을 맺으며 관계를 더 공고히 하기 위해서였다.
결국 지난 2011년을 마지막으로 프로모스와의 모든 관계가 끝났지만 유일하게 지분만 남아있게 됐다. 프로모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되면서 SK하이닉스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처리할 방법이 현재로선 없는 상황이다. 프로모스의 회생 가능성은 미지수지만 만약 회생하게 되면 SK하이닉스는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소액에라도 매각할 기회를 얻게 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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