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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차입금, 반년새 1조 증가...이유는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선정 영향, 보증금·계열사 지분 매입 부담

신민규 기자공개 2015-10-07 10:00: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5일 15: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텔롯데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실사를 남겨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이 적정 밸류에이션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반년 사이 호텔롯데 총 차입금이 1조 원 가량 불어난 데다 자기자본이익률이 1%대로 낮은 상황 등을 감안해 예상 시가총액 산정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호텔롯데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2조 155억 원에서 올 6월 기준 3조1208억 원으로 1조 1053억 원가량 증가했다. 총 차입금은 2012년 이후 매년 4000억~6000억 원 안팎으로 늘었다. 올해처럼 반년 새 1조 원 이상 불어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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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롯데 총차입금 추이(단위 : 억 원)

국내 기관투자가는 "호텔롯데 측이 투자설명회를 열기 전이어서 기업 정보가 제한돼 있는데도 투자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반기보고서 상 차입금이 1조 원이나 불어난 점은 다소 의아하다"고 말했다.

차입금 증가는 올해 인천공항 면세사업자 선정에 따른 임차보증금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보증금 명목으로 5466억2 000만 원이 계상됐다. 영업활동에 있어서 면세점 보증금이 차지하는 부분이 컸던 셈이다. 향후 면세점 사업권 경쟁이 심화돼 목표치한 영업이익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보증금 납부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밖에 계열사 지분 인수와 단기 금융상품 등 투자활동으로 5232억 원가량의 자금이 투입됐다. 롯데렌탈 지분매입에 2114억 원이 투입된 것을 비롯해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유럽홀딩스(Lotte Europe Holdings)에 각각 321억 원, 671억 원의 자금이 들어갔다. 단기 금융상품에는 867억 원 가량이 투자됐다. 나머지 1450억 원의 유형자산 취득은 통상적인 지출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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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투자가들은 호텔롯데 IPO 흥행 가능성에 대해서 높게 점쳤다. 영업실적 역시 2011년 이후 단 한 차례의 역성장 없는 고공비행을 이어왔다. 호텔롯데 지난 상반기 매출액은 2조 4861억 원, 영업이익 1691억 원, 당기순이익 1078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반기 대비 매출액은 3730억 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78억 원, 127억 원 증가했다.

하지만 절대적인 차입 규모가 크고 자기자본이익율(ROE)이 1%대로 낮은 점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꼈다. 상장 발표당시 거론됐던 호텔신라의 주가수익비율(PER) 40~60배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 기관투자가는 "시장에서 논의되는 예상 시가총액 13조~20조 원의 범위 하단인 13조 원 수준으로 밸류에이션을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기자본이익율(ROE)이 1%대로 호텔신라와 직접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경우 신주발행분을 포함한 예상 시가총액은 20조 원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국정감사에서 호텔롯데 공모구조를 30~40% 가량의 신주로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6조~8조 원 이상의 신주발행분을 더해도 밸류에이션 자체를 보수적으로 하면 기대만큼의 몸값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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