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증권사, HSCEI ELS 발행한도 '옥신각신' 당국 “증권사 제시한 6.6조원 많아…더 줄여라”
이상균 기자공개 2015-10-13 08:54:57
이 기사는 2015년 10월 08일 16: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위원회와 증권사가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설정한 ELS의 발행 한도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의 요청으로 증권사가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제시했지만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원회가 발행한도를 추가적으로 줄여 달라는 입장을 보이자 증권사는 "이럴 바에야 HSCEI ELS 발행을 아예 중단시키는 게 낫다"며 반발하는 모양새다.◇HSCEI 주가 수준 따라 3가지 산식 만들어
금융위원회는 지난 8월말 HSCEI ELS의 발행 자제를 요청하면서 증권사들이 자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일방적인 하달 방식이 아닌 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주겠다는 의도였다. 이후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증권사의 ELS 관계자들이 수 차례 모여 결과물을 도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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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SCEI 발행한도는 HSCEI의 주가 수준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나눠진다. 우선 HSCEI 주가가 1만 1000 이상일 경우 (직전분기 HSCEI ELS 상환액×0.8) 혹은 (직전분기 ELS·DLS 발행액×0.3) 중 더 작은 금액을 설정한다. HSCEI 주가가 8000~1만 1000일 경우 직전분기 HSCEI ELS 상환액 혹은 직전분기 ELS·DLS 발행액×0.3 중 더 작은 금액이다. HSCEI가 8000 이하일 경우에는 직전분기 ELS·DLS 발행액×0.3으로 설정한다.
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3분기 HSCEI ELS의 상환액은 10조 6631억 원이다. 여기에 0.8을 곱하면 8조 5305억 원이 된다. 3분기 ELS와 DLS 발행액의 합계는 22조 2485억 원으로 0.3을 곱할 경우 6조 6746억 원이다. 3가지 경우 모두 ELS와 DLS 발행액의 합계가 더 적다. 즉, HSCEI ELS의 4분기 발행한도는 6조 6746억 원으로 설정된다.
◇증권사 "HSCEI 주가 반등, 최악 지났다"
문제는 가이드라인을 넘겨받은 금융위원회가 HSCEI ELS의 발행한도를 더 줄여 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이다. 이 정도의 발행한도로는 HSCEI ELS의 미상환잔액을 크게 줄일 수 없다는 것이다. 금투협은 4분기에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적용하고 내년에 다시 논의를 하자는 입장이지만 금융위원회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난감하다는 반응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현재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할 경우 월별 발행액은 2조 2000원 수준으로 이전에 비해 절반 이상 줄어든 금액"이라며 "이 같은 발행한도를 적용받으면 매월 대형사는 1500억~2000억 원, 소형사는 몇 백억 원 규모의 HSCEI ELS만 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럴 바에야 차라리 시간 끌지 말고 금융위원회가 HSCEI ELS의 발행을 중단시키는 게 더 나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고객들이 HSCEI ELS를 발행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정작 본사에서는 대응을 못하고 있다"며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는 HSCEI 주가가 크게 하락한 지금이 ELS 투자의 적기라는 점을 고려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시장 상황의 변화를 감안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9월초 9000 초반까지 떨어진 HSCEI 주가는 소폭 반등하며 7일 기준 1만 394.79까지 올랐다. 조기상환 조건을 충족시키는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HSCEI ELS의 발행량이 급격히 줄어든 것을 감안하면 미상환잔액도 축소될 전망이다. 현재의 HSCEI 주가가 오랜 기간동안 현재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승할수록 미상환잔액의 감소폭도 커지게 된다.
증권사 관계자는 "HSCEI 주가 상승으로 HSCEI ELS는 최악의 고비를 넘긴 셈"이라며 "HSCEI ELS의 미상환잔액이 줄어들수록 발행한도에도 여유가 생긴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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