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신탁 전용 ELS, 무늬만 공모 증권신고서만 제출, 발행과정·투자자모집 사모 방식
이승우 기자공개 2015-10-15 06:31:00
이 기사는 2015년 10월 12일 16: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행 신탁상품(ELT) 용도로만 발행되는 주가연계증권(ELS)이 형식상 공모이나 실상은 사모 상품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개적으로 모으는 방식이 아닌 은행과 증권사간 사전 협의에 의해 조건을 정해 발행된 ELS 전액을 은행 신탁 계정이 사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발행되는 ELS는 공모지만 일반 개인이 증권사를 통해 청약하는 게 불가능하다.◇"공모 ELS만 ELT 편입"…증권신고서 제출하면 공모 ELS
ELT 편입 ELS는 공모형이어야 한다는 게 감독당국의 지침이다. 때문에 과거 은행 신탁 계정은 증권사와 협의를 통해 사모 ELS를 발행하고 이를 ELT 형태로 은행 개인 고객에게 팔았다. 하지만 감독당국은 ELT 역시 개인 대상 상품으로 신탁 상품 투명성 제고를 위해 ELT가 공모형 ELS만 편입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지도를 하고 있다.
현재로선 공모형 ELS의 조건이 '유가증권신고서 제출'로 국한돼 있다. 투자자 모집의 실질적인 방식이 공모가 아니어도 된다는 뜻이다. 실제로 ELT 전용 ELS는 은행과 증권사간 사모 방식으로 조건이 정해지고 또 은행도 ELT 투자자를 사모로 모으고 있다. ELT는 신탁 상품이어서 철저하게 사모 투자 상품이다.
때문에 ELT 전용 ELS가 형식상으로는 공모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모 상품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ELT 전용 ELS를 취급하는 은행과 증권 관계자들은 여전히 해당 ELS를 사모 ELS로 통칭해서 부르고 있을 정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ELT 전용 ELS를 공모 ELS로 제한하라는 감독당국의 지침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있지만 모든 발행 과정이 사모로 진행되고 있다"며 "일반 개인이 증권사를 통해 청약하는 ELS와 비교한다면 그냥 사모 ELS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일반 공모 ELS 투자자와 역차별 논란
ELT 전용 ELS는 일반 개인이 직접 투자할 수가 없다. ELS를 발행하는 증권사 청약을 통해 투자하는 게 불가능하고 은행 신탁 상품에 가입하는 방법이 해당 ELS에 투자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ELT 전용으로 발행되는 ELS의 증권신고서에는 '00은행 신탁 상품 전용'이라고 명기돼 있다"며 "공모 ELS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개인이 공개적으로 투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전 협의가 이뤄지기도 하고 또 은행이 입찰 방식으로 ELS 발행 증권사를 선택하기 때문에 일반 개인들이 투자하는 ELS보다 조건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 수요 기반이 확고한 은행의 대증권사 협상력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 때문에 증권사를 통해 직접 공모 ELS에 투자하는 개인에 대한 역차별 논란이 있다.
증권사 관계자는 "형식상 공모지만 실제는 사모로 발행되는 ELT 전용 ELS는 여러 ELS 발행사에게 경쟁을 시켜 제일 좋은 조건의 ELS 발행사를 선택하게 된다"면서 "원금 손실에 민감한 은행 PB 고객을 위해 ELT를 파는 은행들은 투자하는 ELS의 조건에 대해 최대한 노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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