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5년 10월 21일 07시0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국내 언론에 썩 유쾌하지 않은 추억을 갖고 있다. 지난 8월 아버지가 자신을 롯데그룹 후계자로 인정했다고 주장하기 위해 KBS, SBS 등과 야심차게 인터뷰를 진행했지만 그의 일본어 인터뷰는 되레 롯데그룹의 국적논란만 불 지핀 계기가 됐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재기에 나서며 이번엔 언론을 적극 활용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8일 깜짝 기자회견 이후 연일 언론을 통해 신동빈 회장을 공격하는 데 여념이 없다. 신동빈 회장 측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감시하고, 건강한 신 총괄회장을 정신이상자로 몰았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까지 신동주 전 부회장의 대변인을 자청하며 하루가 멀다 하고 신동빈 회장의 신격호 총괄회장 해임 행위를 비난하는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대(對)언론 행보가 지닌 목적이 무엇인가. 단순히 신동빈 회장의 경영을 방해하려는 의도인가. 그렇다면 성공적이다. 롯데면세점 재입찰과 호텔롯데 IPO를 코 앞에 두고 경영권 분쟁을 재점화시킨 건 기막힌 타이밍이었다. 여론악화로 만일 면세점 수성에 실패하게 된다면 호텔롯데 IPO에 제동이 걸리게 되고 신동빈 회장과 롯데그룹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의 진짜 목적은 경영권 탈환이 아니던가. 신 전 부회장은 지난 8월부터 줄기차게 '경영권 장자승계'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이라고 주창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언론플레이'는 갈등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 신동빈 회장에 대한 비난만 있을 뿐 자신의 경영능력에 대한 내용은 어디에도 없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목적이 정말 경영권을 손에 쥐는 데 있다면 신동빈 회장을 비난하기에 앞서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다. 경영권은 단순히 신격호 총괄회장의 뜻 하나로 넘겨받을 수 있는 게 아니다. 일본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가 되기 위해선 이사진과 종업원지주회의 지지가 있어야 한다. 한국롯데그룹에서도 임직원의 지지 없인 경영권을 장악할 수 없다. 이사진과 임직원을 설득하는 방법은 오직 하나, '경영능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언론공세로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롯데그룹을 향한 여론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혹시나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지금 여론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다. 여론은 누구의 편도 아니다. 재벌가의 진흙탕 싸움이라고 혀를 찰 뿐이다. 기업의 위상을 세우는 것도 경영능력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정말 경영권을 원한다면 롯데그룹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언론플레이를 멈추고 경영능력을 입증할 방안부터 먼저 고민해야 한다.